[단독] 현대차-삼성, `자동차 전장시장`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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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18. 오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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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美 홈오디오업체 '크렐'과 공동 협력개발

업계, "삼성의 하만에 견제구 날린 것"으로 평가

현대차-삼성그룹, 카오디오 시장 선점 놓고 본격 경쟁 돌입 관측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모비스가 미국 홈오디오 업계 최강자인 '크렐(KRELL)'과 차량 전장용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브랜드명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오디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던 크렐과 인지도에서 세계 업체와 경쟁에서 밀린 현대모비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삼성이 보유한 오디오 업체인 하만에 대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본지 취재 결과 현대모비스는 약 2년 전 크렐과 설계와 튜닝 등 공동 개발을 통해 브랜드명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회사 전체를 사들이는 M&A(인수합병) 방식이 아닌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공동 개발한 제품에 이름을 빌려 쓰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국내 르노삼성자동차의 방식과 유사하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연간 매출액의 0.8%를 사용료로 지급하고, 삼성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10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와 크렐의 협업은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이었다. 현대모비스는 과거부터 오디오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하만 등 세계 오디오 브랜드와 비교해 기술이나,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디오 시장은 마니아층이 두터운 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크렐은 미국 홈오디오 업계 최강자로, 일본 혼다를 시작으로 2013년 처음 카오디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6년 기아차를 시작으로, 현대차까지 영역을 확대해왔다. 연간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제조하는 세계 5위 자동차 업체라는 든든한 지원군인 현대차그룹을 크렐이 외면할 필요는 없었다.

크렐에 따르면 현대차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코나를 시작으로, 투싼(준중형), 싼타페(중형), 팰리세이드(대형) 등 SUV는 물론, 수소연료전기차 넥쏘에도 회사 제품이 적용된다. 기아차 역시 K3(준중형)를 시작으로, K5(중형), K7(준대형), K9(대형)에 이르기까지 승용차 제품군에 크렐을 적용하고 있으며, 쏘울, 카니발, 니로 등 RV(레저용차)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나올 현대·기아차 신차에도 크렐 제품을 순차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삼성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존 현대·기아차가 오디오 제품으로 주로 활용해왔던 하만은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9조3700억원을 쏟아부어 인수했다. 하만은 렉시콘, 마크레빈슨, JBL, 하만카돈, AKG, 레벨 등 다수의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크렐을 적용하고 있는 차종 대부분이 하만 제품을 적용한 바 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자동차 크렐 적용 차종. <크렐 홈페이지>
기아자동차 크렐 적용 차종. <크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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