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100일' 모든 것 내주고 국회 지켰다…민주 "사고 안쳐 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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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10. 오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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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 상대 '체급차이 절감' 석달…속수무책 속 원내투쟁 고수
민주당 "주호영 만만찮아…'황교안-나경원' 반사이익 사라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5월8일 취임해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 주 원내대표는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거대 여당과의 체급 차이를 절감하며 3달을 보냈다.

주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평가는 상임위원장 '0석'과 민주당의 일방 입법 저지 실패라는 성적표에 비하면 호의적이다. 장외투쟁보다 원내투쟁 전략을 세움으로써 통합당의 과거 부정적 이미지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체제가 이전 '황교안-나경원' 지도부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며 '긴장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이 달라졌다'는 인식을 이끌어내는 데는 합격선을 넘은 셈이다.

◇취임과 동시에 험로…재신임 거치며 원내투쟁 전략 수립

주 원내대표의 임기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원내대표 경선 승리 이튿날 부친상을 당했고, 국회로 돌아온 이후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문제를 매듭지으며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후 민주당과의 지난한 원구성 협상에 돌입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를 놓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겨뤘다. 특히 최대 쟁점이었던 법사위를 놓고서는 '야당 법사위원장 관행'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결국 '일하는 국회'를 외치는 여당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지난 6월15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넘긴 직후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원내대표직 사의를 밝히고 전국 사찰을 돌았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당내의 지지 여론을 확인하며 리더십을 굳혔고 결국 사의를 표한 지 열흘 만에 만장일치로 재신임됐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여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동조할 수 없으므로 나머지 상임위원장 자리도 전부 맡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상임위원장 '0석'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로 접어들었다.

상임위원장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 통합당은 수적 열세에도 밀리면서 부동산 관련 법안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통과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현장에 있다"면서도 "국회는 포기하지 않는다"며 원내투쟁 노선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당내 '무기력' 비판도…민주당에선 "주호영 체제 사고 안 쳐 긴장"

주 원내대표의 원내투쟁 방침에는 "너무 무기력하다"는 비판도 따르지만 현재 통합당이 처한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면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다. 통합당의 정당 지지율도 총선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민주당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인내의 시간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외투쟁 대신 '국회에서 싸운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 같은 소기의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긴장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 것은 고무적라고 할 만하다. 정당 지지율에서 통합당에 바짝 추격당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과거 황교안-나경원 체제에서 누렸던 반사이익이 김종인-주호영 체제에서는 사라졌다고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주 원내대표는 만만치 않다"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 시절에는 우리가 전혀 긴장하지 않았고 그쪽에서 알아서 사고를 쳐주니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지금 주호영 체제는 사고를 안 치니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우리가 헛발질을 해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통합당의 주 원내대표 체제는 과거 장외투쟁에 삭발, 단식까지 한 자유한국당과 달리 큰 사고가 없으니 우리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취임 100일 주간을 맞은 주 원내대표는 오는 12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인 수해 상황을 언급하며 "민주당과 통합당이 정쟁을 넘어 국가적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게 원내대표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원내대표가 지난해 4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안의 접수를 강행하기 위해 동원된 쇠지렛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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