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효과 '톡톡' 인천 서구갑…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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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07. 오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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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흥-이학재 4번째 재대결 성사…접전 예고
여·야 뒤바뀐 첫 대결 …변수는 코로나19·낮은 투표율·정의당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그래픽=연합뉴스)
오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서구갑 선거구는 13개 인천 지역 선거구 가운데 가장 선거 열기가 뜨거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교흥(59) 후보와 3선의 미래통합당 이학재(55) 국회의원 사이의 4번째 재대결이 성사돼 양 진영간 총력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의당 김중삼 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조향남(59·여) 후보 무소속 김용섭(40) 후보가 나서면서 5파전으로 치러진다.

후보들 가운데 유권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후보는 단연 민주당 김교흥 후보와 통합당 이학재 후보다. 이번 선거로 이학재 후보가 4선에 성공할지, 아니면 김교흥 후보가 12년 만에 설욕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서구갑 선거는 그동안 대체로 '집권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던 지역 유권자들의 경향성이 이어질지 여부와 동시에 낮은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 매번 집권당 후보의 손 들어줬던 서구갑 유권자들은, 이번에는?

인천 서구갑은 선거 때마다 집권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결과를 내 '민심의 풍향계'라는 평가를 받는 지역구다. 한 지역구 안에 도시와 농촌, 원도심과 청라국제도시·루원시티 등 신도시가 혼재해 어느 지역구보다 전국의 표심을 축소해서 보여줄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서구 유권자들의 집권당 선호 현상은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13대 총선 때는 민주정의당 조영장(79) 후보가 이 지역구에서 당선됐으며,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조 후보가 민주자유당으로 당명을 바꿔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문민정부 집권 말기였던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故 조철구(1937∼1996) 후보가 당선됐고, 이어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 16대 총선 때는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 새천년민주당 조한천(77) 후보가 당선 뱃지를 달았다.

참여정부가 집권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김교흥 후보가 당선됐고, 실용정부와 박근혜정부가 집권했던 18∼20대 총선에서는 이 정당 후보로 나선 이학재 후보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유권자들이 그동안의 경향성을 유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래통합당 이학재 인천서구갑 후보. (사진=이학재 후보 캠프 제공)
◇ 첫 좌절 뒤 '승승장구' 이학재, 보수정파 순수성 인정 받을까

서구갑 선거구가 뚜렷한 경향성을 보여왔음에도 아직 쉽사리 투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건 이 선거구에서 12년째 대결을 펼치는 김교흥 후보와 이학재 후보 의 드라마같은 정치 이력 때문이다.

두 후보의 지금까지 성적은 이 후보의 완승이다. 이 후보는 18대 총선부터 김교흥 후보를 내리 3번 이겼다. 완승의 배경에는 집권당 효과와 동시에 지역 출신 정치인으로 성장한 성장 배경이 한몫했다.

서구 검단동(당시 경기도 김포시 검단면) 출신 이 후보는 검단초-검단중-부평고를 졸업한 서구 토박이다. 다만 인생 첫 선거였던 1995년 제1대 지방선거에서는 서구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으면서 좌절을 겪었다.

절치부심 끝에 2002년 제4대 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에 도전해 당선된 이후 화려한 정치 이력을 쌓았다. 재선 구청장 신분으로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서구·강화군갑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선돼 이후 3선에 성공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0년 당 대표 시절과 2012년 한나라당 비대위원장·대선 후보 시절에 3번이나 핵심 측근인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탄핵에 동참한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가 또다시 복당하면서 친박성향 유권자와 비박성향 유권자 양쪽의 공격을 받은 건 그의 정치 행보 중 큰 오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후보에게 이번 21대 총선은 그가 보수 유권자한테는 '보수정파의 순수성'을, 중도·진보 유권자들에게는 '합리적 보수 여부'를 평가받는 시험대와 같은 자리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인천서구갑 후보 (사진=김교흥 후보 캠프 제공)
◇ 낙선 때마다 정치적 외연 확장한 '오뚝이' 김교흥, 집권당 효과 누릴까

반면 경기도 여주 출생인 김교흥 후보는 1980년 인천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고, 인천대 총학생회장 시절인1986년 민주화운동의 전신 격인 '5·3 인천항쟁'에 참여했다가 구속된 이력을 갖고 있다.

1991년 정치마케팅업체 대표와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다가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故 조철구 의원의 정책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첫 선거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열린우리당 인천시당위원장, 등을 맡으며 정치 역량을 키웠지만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이 후보에게 패배, 이후 내리 3번 낙선했다.

이때부터 김 후보의 '오뚝이' 행보가 시작됐다. 김 후보는 첫 낙선 뒤인 2009년 4·29재보궐선거와 10·28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기획단장을 맡아 당시 민주당 승리를 이끌었고, 두 번째 낙선 뒤인 2012∼2014년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맡았다.

세 번째 낙선 뒤에는 2016년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비서실장, 2017∼2018년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그의 후임은 여수에서 4선하고 이번 총선에서 강남갑 선거구에 출마한 김성곤 전 국회의원이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와 경쟁한 이후 처음으로 '집권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 후보가 인천 지역 총선 후보 중 가장 먼저 정치후원금 한도인 1억5000만원을 채운 것도 집권당 효과와 그의 정치적 외연 확대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여러 차례 낙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연을 확장한 김 후보가 그동안 정체됐던 지역 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사진=정의당 인천시당 제공)
◇ 변수는 코로나19와 낮은 투표율 그리고 정의당

서구갑 선거구의 선거 변수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낮은 투표율 등이 꼽힌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경제 위기와 관련해 과거 1999년 외환위기 사태나 2009년 세계경제위기 때보다 더 암울한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이번 총선이 '촛불정국' 이후 첫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적폐세력 청산'이라는 구호가 힘을 얻으며 여권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최근 '조국사태'와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정권심판론과 야권심판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낮은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각 선거캠프에서도 셈법 계산으로 분주하다. 서구갑의 연령별 인구분포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20대 3만6187명, 30대 3만9791명, 40대 4만5006명, 50대 4만8150명, 60대 이상 5만3798명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인구가 늘어나는 셈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김 후보는 20∼50대에서 이 후보를 앞서지만, 60대 이상에서는 이 후보가 김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또 연령이 높을수록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점차 강하다.

정의당 김중삼 후보의 존재도 큰 변수로 꼽힌다. 김교흥 후보와 이학재 후보의 접전이 예상되면서 김중삼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구갑은 오랫동안 지역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 지역구로도 유명하다. 최근 3번의 선거 기간 동안 각 정당의 후보들은 대체로 △수도권매립지 종료 △지하철 청라지역 연장 △원도심 재생사업 활성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이후 대책 마련 등을 내걸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GTX-D 노선 유치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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