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NAP,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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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던 지난 2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는 동성애동성혼 반대 국민연합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중심이 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 규탄 집회가 열렸다.

법무부가 NAP를 국무회의에 보고해 대통령 훈령으로 공포할 것으로 예상되자 긴급히 열린 집회였다. 이 자리에서는 청와대에 보내는 청원서를 채택하고 목사들의 혈서까지 봉인해 전달했다. NAP가 무엇이길래 기독교계가 이토록 반대하는 것일까.

NAP는 인권과 관련된 법·제도·관행의 개선을 목표로 하는 5년 주기 국가인권정책 종합계획으로서 이번이 제3차 기본계획이다.

인권보호를 위한 기본계획이라면 교계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 성경은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존재라고 선언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인권선언이다. 특히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소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가르치심으로써 ‘소수자’의 인권 즉,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여성 아동 병자의 치유와 보호에 큰 관심을 기울이셨다.

NAP의 문제는 보호해야 할 소수자 범위에 ‘성소수자’라는 개념을 포함한 데 있다. 이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이들의 결합을 통해 생육하고 번성하도록 하신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다. NAP에 따르면 성은 태생으로 주어지는 생물학적 성(Sex)이 아니라 임의로 선택하는 사회학적 성(Gender)으로 간주된다. 이는 결국 동성애 조장과 동성결혼 합법화로 이어지게 된다.

NAP는 궁극적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함으로써 법적 강제성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양성평등을 기초로 한 현행 법제도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뿐 아니라 동성애가 성경에 반한다는 설교를 교회 강단에서 하거나 동성결혼 주례를 거부하는 목회자들은 모두 민·형사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이는 차별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이 같은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도 이런 내용이 있었고 수차례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건전한 가치관을 지키려는 국민들과 교계의 노력으로 입법을 저지했다. 그러자 법무부를 앞세운 이른바 진보세력들은 NAP를 통해 우회적으로 이를 달성하려 하고 있다. 선거로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장악한 이들은 NAP를 내세워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훈령’ 또는 ‘인권조례’ 안에 그들의 편향된 가치관을 주입할 것이다.

NAP와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헌법과 교회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더 큰 문제도 안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은 “양심을 주재하는 이는 하나님뿐이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신앙에 대해 속박을 받지 않고 그 양심대로 할 권리가 있으니 아무도 남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기독교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한다.

하나님은 거룩한 남녀의 결합으로 세워진 가정을 통해 그분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려 하신다. NAP가 하나님께 대항해 가정을 파괴하고 신앙의 양심을 박해하는 악한 도구로 전락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서헌제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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