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정수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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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의 생존전략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박정수 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교수, 진 코퍼레이션(주) 부회장, 한국 ict융합네트워크(사) 부회장


존재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고객과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를 잘 해야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이 주장한다. 소위 고객과의 마케팅 전략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있지도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말이다.

약 10년전,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GE사 등 4차산업혁명을 준비해 온 기업들은 떠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새로운 정의와 혁신을 준비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시장을 제조업에서 유통업으로, 사용자로, 정의된 획일적인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의 시대가 종식되고 새로운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더 나아가 물건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밀어내기(Push Strategy)식 경영전략으로는 오프라인(off-line)시장, 즉 소매점에 악성재고만 쌓여갈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산업의 형태(Make-to Order, Make-to-Stock, Make-to-Engineer)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약 10년이 지난 요즘 그러한 현상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그래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힘들고 아프다. 또한, 기업들은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에 대한 대응전략을 수립하느라 분주하다. 왜냐하면 성장이 안되고 이익이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복잡한", "혼란스러운"….아쉽게도 이런 용어들만큼 요즘의 경제와 기업의 환경을 잘 표현해준 말은 없을 것이다.

자동화와 기계화로 대변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을 뛰어 넘어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Paradigm Shift)를 몰고 왔고, 독일의 지멘스와 미국의 GE사가 기존의 핵심역량을 마치 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변환시키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결과 비즈니스도, 마케팅도, 생산방식도 새롭게 전략을 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초 연결 사회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로 이분화돼 있는 산업구조, 즉 생산자 중심 구조는 끝났다. 이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과 인도를 제친 다름 아닌 페이스북이다 자그마치 16억 5천만 명의 국민(사용자?)을 전 세계에 두고 있는 나라 페이스북! 이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물리적 공간에만 있지 않으며, 수요는 분산되고 있고, 이질적인 시장이 공존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래 그림에 표현된 "공유경제 육각형"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보면 6개의 공유경제(Shared and Collaborative Economy)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Food, Goods, Money, Space, Transportation, service 등 6개의 사업영역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역의 주요 스타트업만 전 세계적으로 약 10,000여개에 달한다. 특히 Transportation 사업영역에 우버(Uber)가 있고, Space 사업영역에 에어비앤비(Airbnb)가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업모델이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기간 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사업영역 둘레에 높은 진입장벽을 쳐놓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IIOT(Industrial IOT)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성은 그 벽에 심각한 균열을 가했다. 유통업계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미국의 아마존, 각 나라마다 크고 작은 사이버 몰을 통해 해외직구 소비자들의 매출규모는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전통 미디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넷플릭스, 음악의 유통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기 언급한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등장은 기존의 기업들이 과거에는 예측하지도 못했던 산업에서 경쟁사가 출현하는 비극을 맞게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기업의 경쟁력이 더 큰 규모나 출신국가, 과거의 강점에 의해 결정되지 않으며, 보다 작고, 보다 젊고,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소비자 각각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취향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트랜드(추세) 시대에 기업의 생산전략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이여야 한다. 수 만 가지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첫 발이며, 그것이 바로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을 통해 품질우위, 원가우위, 납기우위를 삼위일체적으로 실현시키는 경쟁우위 생산전략의 기본이다.

시장은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상품과 서비스화로 생산한다. 과거 혁신의 대표적 상징이던 애플(Apple)은 천재에 의한 톱다운 혁신이었지만, 이제 진정한 혁신은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고객 참여를 기획개발과 서비스 등 경영 전반으로 넓히는 샤오미(중국의 핸드폰업체)가 대표적이다. 이제 힘은 특별한 기업이나 개인이 아닌, 다양한 집단들에 있다. 그래서 고객(Customer)이나 사용자(User)를 집단적으로 분류하고 세분화해서 공략하고 집단을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포지셔닝(Positioning)을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시대는 종말을 알리고 있으며, 새로운 다품종 소량생산시대! 즉 개인화 생산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야 하며 더 나아가 4차산업혁명시대의 고객의 정의(Definition)는 연결된 고객(Connected Customer, Connected User)이고, 그 연결된 고객이 바로 공동체이며, 스마트 팩토리로 생산 대응해야 할 고객집단인 것이다. 이와 같이 고객 대응과 생산 대응을 동기화해서 적용해나가는 오 디맨드 경제(On Demand Economy)시대가 4차산업혁명 시대이다.

그리고 공유경제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것으로 O2O,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을 들 수 있다. 온라인 투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의 약자인 O2O는 온라인의 기술을 이용해서 오프라인의 수요와 공급을 혁신시키는 새로운 현상을 지칭한다. 여기서 우리는 가상화 기술(컴퓨터,인터넷)이 발전시켜 온 3차 산업혁명시대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4차산업혁명시대의 가상화 기술을 현실(Off Line)에서 활용하는 아날로그 전환(Analog Transformation)이 융복합된 O2O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제조업이 디지털화 되면서 하이테크라 불리던 기능과 성능이 모듈화(Modulization)돼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래된 기술은 가치를 상실했고(기술의 진부화) 또한 제품의 균질화로 기업 간의 차별화가 명료하지 않게 되는 범용화(Commoditization)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므로 스마트 팩토리는 과거 개념의 "공장"이 아니고, 공급망(SCM)의 플랫폼이다. 더 나아가 제조업이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고 제조업 자체가 정보통신기술회사가 돼야 한다. 독일의 지멘스나 미국의 GE사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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