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女 고위직 적으면 페널티 검토…339개 공공기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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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08. 오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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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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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까지 범정부 균형인사 가이드라인 마련
- 정부업무평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
- ‘평균 미달’ 총리실·기재부·공기업 발등의 불
- “정부·공공기관부터 유리천장 적극 타파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4월21일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미래, 성 평등이 답이다’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성평등 서약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여성 고위직 인원이 적거나 장애인 채용을 기피하면 각종 평가에서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부터 여성·장애인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차별적인 인사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중 범정부 대책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부처는 물론 339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균형인사 가이드라인 6월까지 마련

7일 인사혁신처,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인사처, 기재부,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범정부 균형인사정책 확산 추진계획’을 오는 6월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이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아우르는 우리 정부 최초의 균형인사정책 가이드라인이다.

균형인사정책이란 여성, 장애인, 지역인재, 이공계 등의 채용을 늘려 인사 다양성·형평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인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균형인사 지표를 신설하거나 가중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따르면 100점 만점 중 ‘사회적 가치 구현’ 평가지표는 22점이다. 이 중 균형 인사와 직접 관련된 지표는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평가지표’(4점)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 실현 관련 균형인사정책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부처 협의 과정에서 여성·장애인 등 균형인사 관련 경영평가 배점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앙부처별 균형인사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정부업무평가에 비중 있게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올해부터 중앙부처별 균형인사지수를 점검하고 있다”며 “정부업무평가 정부혁신 항목 중 ‘여성의 의사결정 대표성 확보’ 지표 등에 결과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앙부처에 이어 지자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의 균형인사정책 이행 결과를 매년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총리실·기재부·국세청 ‘女 고위직 평균미달’

이 같은 추진계획이 시행되면 여성 고용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인사처의 ‘2018 균형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인권위원회·국세청·관세청의 여성 고위공무원 비중(2017년 기준)은 0%다.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1.7%), 기재부(2%), 산업통상자원부(2.2%), 해양수산부(2.4%), 검찰청(4.3%), 공정거래위원회(5.6%), 행안부(5.95)가 부처평균(6.5%)에 미달했다. 한국인사행정학회 연구 결과, 여성 공공기관장 비율(작년 2분기 기준)은 공기업이 0%, 준정부기관이 8%, 기타공공기관이 12.4%에 그쳤다.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5개년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여성 비율을 10%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여성관리자 임용목표제를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앞으로 ‘범정부 균형인사정책 확산 추진계획’이 시행되면 여성 고위직 비율이 평균 미달인 부처는 정부업무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339개 전체 공공기관(올해 기준)도 매년 6월 발표되는 경영평가에서 균형인사정책 이행여부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진다.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균형인사정책이 성공하려면 대통령, 국무총리, 기관장이 균형인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여성, 장애인 등 균형인사 대상에 대한 특별 승진도 강화해야 한다. 공공부문부터 적극적인 유리천장 타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한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균형인사라며 강제로 하면 무리수가 생길 수 있다”며 “역차별, 조직내 갈등까지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5개년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여성 비율을 10%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20%로 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균형인사정책은 노무현 대통령 때 본격 도입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제1차 균형인사 기본계획(2018~2022)’으로 이어졌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단,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목표 비율. 단위=%.[출처=인사혁신처, 여성가족부]
총리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의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 비율이 부처 평균에 못 미쳤다. 2017년 기준. 단위=%. 2018년 현황은 올해 상반기 중에 집계될 예정이다.[출처=인사혁신처 2018 균형인사 연차보고서]
공기업 여성 기관장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31곳), 준정부기관(75곳), 기타공공기관(194곳) 등 공공기관 300곳의 작년 2분기 현원 기준. 단위=%.[출처=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한국인사행정학회 ‘공공부문 균형인사 확산 방안 연구’ 보고서]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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