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싫어, 삼성 것 달라” 한국산 판매 중단 난리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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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04. 오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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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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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러시아 여성이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를 만져보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AS 없어도 좋으니 삼성폰만 구입하게 해 달라… 난리 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가 계속되면서 러시아 내에 ‘병행수입’ 한국산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병행수입제품은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개인이나 일반 업체가 수입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사회 제재로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하자 중국폰이 아닌 새 삼성 스마트폰을 사려는 러시아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삼성 제품 병행수입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공식 판매제품이 아닌 만큼 정식 루트를 통한 AS(사후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장치 ‘비활성화’ 위험까지 안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럼에도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는 러시아인들로 인해 병행수입폰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삼성전자 매장. [123RF]


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병행수입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본격적인 유통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제조사가 현지 제품 판매를 중단하며 스마트폰 재고가 동이 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출하를 중단한 3월, 러시아 스마트폰 판매량은 오히려 전월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마트폰 재고가 소진된 4월부터는 판매량이 46%가량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러시아 스마트폰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 2월 점유율이 41%, 2월 점유율이 42%을 기록하며 애플(2, 3월 각 15%) 등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출하 중단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이르며 빈자리는 중국 스마트폰의 차지가 됐다.

러시아 유통업체 엠비디오는 최근 현지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분기 50%에서 4월 60%에 이르더니 6월에는 7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 삼성폰을 구입하려는 러시아인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며 러시아 정부도 병행수입을 허가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광고물이 부착된 차량 앞에서 한 러시아 남성이 셀카를 찍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 병행수입폰은 카자흐스탄에서 수입해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갤럭시A23, A33, A53 등 중저가 라인업 위주로 구성됐다. 또 새 스마트폰 구매를 위한 대안이 많지 않은 만큼 현지 판매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병행수입폰이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위조폰’이 아닌 공식 제조사가 만든 제품이지만 정식 서비스센터를 통한 AS가 불가능하다. 사설 업체에서 수리가 가능해도 부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러시아에 대한 모든 제품 출하를 중단했다. 따라서 병행수입제품이 외교적 문제 등을 유발할 시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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