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은퇴 시즌, 이대호 후계자 한동희 대폭발…야구 드라마 같은 이야기 전개
-이대호처럼 데뷔초 시행착오 겪은 한동희, 5년 차인 올해 괴물타자로 진화
-자신감과 타격 접근법, 경험으로 슈퍼 몬스터 진화한 한동희
-이미 이대호 5년차 기록에 근접, 우리는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보고 있다롯데 한동희는 올 시즌 슈퍼 몬스터로 진화했다(사진=롯데)
[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2022년은 슬픔과 기쁨,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한 시즌으로 기억될 듯하다. 올 시즌 뒤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의 퇴장은 롯데 팬들의 아쉬움이다. 롯데 40년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군림한 이대호를 올 시즌이 끝나면 더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대호의 뒤를 이을 새로운 스타 탄생에 가슴이 뛴다.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 한동희의 폭풍 성장 덕분이다. 올 시즌 한동희는 KBO리그를 지배하는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다. 마치 은퇴하는 이대호와 바톤을 터치하고 왕관을 물려받는 듯한 활약이다. 스포츠 드라마 대본도 이렇게 쓰면 작위적이라고 할 만한 스토리 전개가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한동희는 2018년 롯데 입단 때부터 이대호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다. 같은 경남고 출신의 우타거포로 파워와 부드러움을 한몸에 갖춘 한동희를 보며 사람들은 이대호의 데뷔 초기를 떠올렸다. 언젠가 때가 되면 이대호의 뒤를 이어 롯데 타선을 이끌어줄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
이대호와 한동희의 첫 5년 비교. 한동희의 5년차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홈런수, OPS, 조정 득점창출력 등의 각종 지표가 상당히 유사하다(통계=스탯티즈)
신인 시절 이대호가 그랬듯 한동희도 데뷔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천하의 이대호도 데뷔 첫 3년간은 홈런 0개-8개-4개로 경험이란 세금을 먹으며 자랐다. 한동희도 데뷔 시즌부터 1군 기회를 얻었지만 2년간 홈런 6개에 그쳤고 타율도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성질 급한 이들은 비슷한 시기 등장해 리그를 평정한 이정후-강백호와 비교해 왜 저렇게 못하냐고 비난했다. 주위의 소음과 압박에 자신감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3년차가 된 2020시즌부터 조금씩 잠재력을 발산했다. 새 코칭스태프 체제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자신감을 찾았고 장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0년 타율 0.278에 17홈런으로 주전 3루수 자릴 꿰찬 한동희는 지난해에도 2년 연속 17홈런을 때려내며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마침내 리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다. 더는 슈퍼 베이비가 아닌 슈퍼 몬스터로 진화한 한동희다. 30일 현재 리그 타율 1위(0.419)와 홈런 1위(7개), 타점 2위(21개), 최다안타 2위(36개), 출루율 2위(0.490), 장타율 1위(0.756) 등 거의 타격 전 부문에서 선두를 다툰다. 1할대 타자가 11명이나 되고 리그 전체 타격지표가 폭락한 투고타저 시즌을 역행하며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기술보다 멘탈…자신감, 플랜, 경험이 만든 몬스터 한동희
롯데 서튼 감독(사진 오른쪽)이 올 시즌 초반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는 내야수 한동희(사진 왼쪽)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사진=롯데, 스포츠춘추)
여러 전문가들은 멘탈과 타격 접근법의 변화가 한동희의 진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야구 원로 박용진 전 한화 2군 감독은 "멘탈 부분이 가장 클 것이다. 자신감은 물론 올바른 타격작전을 갖고 타격에 임하는 면에서 좋아졌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롯데 관계자도 "올시즌 한동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실한 플랜을 갖고 타석에 나서고 있다. 칠 건 치고 안 칠 건 안 치는 전략이 있다. 자신이 잘 칠 수 있는 공을 중심으로 확실하게 구종과 코스를 정해서 타석에 나간다"고 했다. 초구, 2구부터 공격적으로 강한 스윙을 하는 배경이다.
지난해 4.04개였던 한동희의 타석당 투구수는 올시즌 3.64개로 크게 줄었다. 타석당 삼진이 19.2%에서 8.3%로 확 줄어든 만큼 타석당 볼넷도 12.3%에서 9.3%로 감소했다. 루킹스트라이크 비율은 34.9%에서 25.8%로 줄었고 대신 초구에 배트를 낸 비율이 17.1%에서 26.8%로 늘었다. 망설이거나 기다리는 대신 자기 공이 오면 거침없이 배트를 낸다는 증거다.
확신을 갖고 자신있게 배트를 돌리니 빠르고 좋은 타구가 나온다. 히팅 포인트도 자연히 앞쪽에서 형성된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에게 끝까지 스윙하는 것을 강조했는데 그러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 다양한 구종이 어느 코스로 날아와도 끝까지 풀스윙을 하라고 주문했다"며 "이제는 로케이션을 가리지 않고 좋은 타구를 날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42.9%였던 한동희의 당겨친 타구 비율은 올시즌 53.9%로 11%나 증가했다. 작년 0.206에 그친 당겨친 타구 타율이 올해는 0.406으로 2할이나 점프했다. 원래도 140km/h대로 리그 평균보다 빨랐던 타구속도가 올해는 150km/h대를 넘나든다. 29일 잠실에서 날린 중월 3점 홈런 타구속도는 170km/h대를 훌쩍 넘겼다. 7홈런 중에 사직 '성담장'을 넘긴 홈런이 3개다.
프로 5년 경험치를 바탕으로 타석에서 대처하는 능력도 좋아졌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가 활약하는 가장 큰 비결은 경험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한동희가 1군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고 그러면서 더 성숙한 타자, 더 영리한 타자가 됐다.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한동희는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타율 0.333,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 0.343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자가 됐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상대 유인구와 원하지 않는 공을 커트하면서 다음 찬스를 만든다.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율이 지난해엔 73.8%였는데 올해는 86.7%로 향상됐다. 존에서 벗어난 공 컨택율도 62.8%에서 70.1%로 좋아졌다.
30일 현재 한동희의 핫/콜드존. 왼쪽은 코스별 타율, 오른쪽은 속구 코스별 장타율이다. 존 전체가 빨간 색이다(출처=스탯티즈)
한동희는 거의 모든 코스, 거의 모든 구종, 거의 모든 구속대의 공을 다 때려낸다. 핫/콜드존을 보면 바깥쪽 낮은 코스를 제외한 스트라이크존 전체가 빨간 색이다.
특히 올해 심판들이 잡아주기 시작한 높은 존은 시뻘건 색으로 한동희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다. 여기다 함부로 던졌다가는 오늘 맞은 홈런타구가 내일까지 날아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몸쪽 낮은 공도 잘못 던지면 29일 잠실경기 3점홈런 같은 타구가 나온다. 던질 데가 없다.
한동희는 패스트볼 타율 0.457, 슬라이더 타율 0.429, 커브 타율 0.400, 체인지업 타율 0.300, 싱커/투심 타율 0.500을 기록 중이다. 스플리터 타율만 0.250인데 이것도 리그 평균과 비교하면 결코 나쁜 타율이 아니다. 지금의 한동희 상대로는 던질 공이 없다.
어떤 구속으로 공을 던지든 다 쳐내는 것도 놀랍다. 한동희는 120~129km/h대 공에 타율 0.471을, 130~139km/h대 공에 타율 0.344를, 140~149km/h대 공이 0.485를, 150~159km/h대 공에 0.500을 기록 중이다. 160km/h대를 던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리그에 이 구속을 던진 투수가 없어서 검증되지 않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 우타자로 활약한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동희의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 멘탈은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도 큰 향상이 있었다고 본다. 자기 스윙을 하면서도 배트 컨트롤을 통해 모든 구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5년차 기록 근접한 한동희…새로운 전설이 탄생한다
오랜 기간 조선의 4번 타자로 활약한 이대호가 2022년 현역 은퇴 시즌을 준비한다(사진=롯데)
이제 5년차 시즌 첫 2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한동희는 이미 이대호의 5년 차까지 기록에 상당 부분 접근했다. 이대호는 첫 5년간 53홈런 194타점 타율 0.261 OPS 0.780에 WAR 6.80승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까지 한동희는 47홈런 191타점 타율 0.266 OPS 0.771에 WAR 7.24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끝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대호의 5년차 홈런-타점-WAR을 모두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대호는 4년 차에 20홈런, 5년 차에 21홈런 WAR 3.98승을 기록한 뒤 6년 차 시즌에 26홈런 WAR 6.52승을 올리며 비로소 우리가 아는 그 이대호로 완성됐다.
한동희는 이미 3년차와 4년차에 17홈런을 때렸고 4년차 시즌에 WAR 3.28승을 기록하며 이대호의 5년 차와 유사한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5년차인 올해는 44홈런을 날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44홈런은 이대호가 타격 7관왕을 달성한 2010년, 10년차 시즌에 만든 기록이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전설의 첫 페이지를 보고 있다.
-이대호처럼 데뷔초 시행착오 겪은 한동희, 5년 차인 올해 괴물타자로 진화
-자신감과 타격 접근법, 경험으로 슈퍼 몬스터 진화한 한동희
-이미 이대호 5년차 기록에 근접, 우리는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보고 있다롯데 한동희는 올 시즌 슈퍼 몬스터로 진화했다(사진=롯데)
[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2022년은 슬픔과 기쁨,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한 시즌으로 기억될 듯하다. 올 시즌 뒤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의 퇴장은 롯데 팬들의 아쉬움이다. 롯데 40년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군림한 이대호를 올 시즌이 끝나면 더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대호의 뒤를 이을 새로운 스타 탄생에 가슴이 뛴다.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 한동희의 폭풍 성장 덕분이다. 올 시즌 한동희는 KBO리그를 지배하는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다. 마치 은퇴하는 이대호와 바톤을 터치하고 왕관을 물려받는 듯한 활약이다. 스포츠 드라마 대본도 이렇게 쓰면 작위적이라고 할 만한 스토리 전개가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한동희는 2018년 롯데 입단 때부터 이대호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다. 같은 경남고 출신의 우타거포로 파워와 부드러움을 한몸에 갖춘 한동희를 보며 사람들은 이대호의 데뷔 초기를 떠올렸다. 언젠가 때가 되면 이대호의 뒤를 이어 롯데 타선을 이끌어줄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
이대호와 한동희의 첫 5년 비교. 한동희의 5년차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홈런수, OPS, 조정 득점창출력 등의 각종 지표가 상당히 유사하다(통계=스탯티즈)
신인 시절 이대호가 그랬듯 한동희도 데뷔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천하의 이대호도 데뷔 첫 3년간은 홈런 0개-8개-4개로 경험이란 세금을 먹으며 자랐다. 한동희도 데뷔 시즌부터 1군 기회를 얻었지만 2년간 홈런 6개에 그쳤고 타율도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성질 급한 이들은 비슷한 시기 등장해 리그를 평정한 이정후-강백호와 비교해 왜 저렇게 못하냐고 비난했다. 주위의 소음과 압박에 자신감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3년차가 된 2020시즌부터 조금씩 잠재력을 발산했다. 새 코칭스태프 체제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자신감을 찾았고 장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0년 타율 0.278에 17홈런으로 주전 3루수 자릴 꿰찬 한동희는 지난해에도 2년 연속 17홈런을 때려내며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마침내 리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다. 더는 슈퍼 베이비가 아닌 슈퍼 몬스터로 진화한 한동희다. 30일 현재 리그 타율 1위(0.419)와 홈런 1위(7개), 타점 2위(21개), 최다안타 2위(36개), 출루율 2위(0.490), 장타율 1위(0.756) 등 거의 타격 전 부문에서 선두를 다툰다. 1할대 타자가 11명이나 되고 리그 전체 타격지표가 폭락한 투고타저 시즌을 역행하며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기술보다 멘탈…자신감, 플랜, 경험이 만든 몬스터 한동희
롯데 서튼 감독(사진 오른쪽)이 올 시즌 초반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는 내야수 한동희(사진 왼쪽)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사진=롯데, 스포츠춘추)
여러 전문가들은 멘탈과 타격 접근법의 변화가 한동희의 진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야구 원로 박용진 전 한화 2군 감독은 "멘탈 부분이 가장 클 것이다. 자신감은 물론 올바른 타격작전을 갖고 타격에 임하는 면에서 좋아졌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롯데 관계자도 "올시즌 한동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실한 플랜을 갖고 타석에 나서고 있다. 칠 건 치고 안 칠 건 안 치는 전략이 있다. 자신이 잘 칠 수 있는 공을 중심으로 확실하게 구종과 코스를 정해서 타석에 나간다"고 했다. 초구, 2구부터 공격적으로 강한 스윙을 하는 배경이다.
지난해 4.04개였던 한동희의 타석당 투구수는 올시즌 3.64개로 크게 줄었다. 타석당 삼진이 19.2%에서 8.3%로 확 줄어든 만큼 타석당 볼넷도 12.3%에서 9.3%로 감소했다. 루킹스트라이크 비율은 34.9%에서 25.8%로 줄었고 대신 초구에 배트를 낸 비율이 17.1%에서 26.8%로 늘었다. 망설이거나 기다리는 대신 자기 공이 오면 거침없이 배트를 낸다는 증거다.
확신을 갖고 자신있게 배트를 돌리니 빠르고 좋은 타구가 나온다. 히팅 포인트도 자연히 앞쪽에서 형성된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에게 끝까지 스윙하는 것을 강조했는데 그러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 다양한 구종이 어느 코스로 날아와도 끝까지 풀스윙을 하라고 주문했다"며 "이제는 로케이션을 가리지 않고 좋은 타구를 날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42.9%였던 한동희의 당겨친 타구 비율은 올시즌 53.9%로 11%나 증가했다. 작년 0.206에 그친 당겨친 타구 타율이 올해는 0.406으로 2할이나 점프했다. 원래도 140km/h대로 리그 평균보다 빨랐던 타구속도가 올해는 150km/h대를 넘나든다. 29일 잠실에서 날린 중월 3점 홈런 타구속도는 170km/h대를 훌쩍 넘겼다. 7홈런 중에 사직 '성담장'을 넘긴 홈런이 3개다.
프로 5년 경험치를 바탕으로 타석에서 대처하는 능력도 좋아졌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가 활약하는 가장 큰 비결은 경험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한동희가 1군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고 그러면서 더 성숙한 타자, 더 영리한 타자가 됐다.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한동희는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타율 0.333,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 0.343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자가 됐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상대 유인구와 원하지 않는 공을 커트하면서 다음 찬스를 만든다.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율이 지난해엔 73.8%였는데 올해는 86.7%로 향상됐다. 존에서 벗어난 공 컨택율도 62.8%에서 70.1%로 좋아졌다.
30일 현재 한동희의 핫/콜드존. 왼쪽은 코스별 타율, 오른쪽은 속구 코스별 장타율이다. 존 전체가 빨간 색이다(출처=스탯티즈)
한동희는 거의 모든 코스, 거의 모든 구종, 거의 모든 구속대의 공을 다 때려낸다. 핫/콜드존을 보면 바깥쪽 낮은 코스를 제외한 스트라이크존 전체가 빨간 색이다.
특히 올해 심판들이 잡아주기 시작한 높은 존은 시뻘건 색으로 한동희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다. 여기다 함부로 던졌다가는 오늘 맞은 홈런타구가 내일까지 날아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몸쪽 낮은 공도 잘못 던지면 29일 잠실경기 3점홈런 같은 타구가 나온다. 던질 데가 없다.
한동희는 패스트볼 타율 0.457, 슬라이더 타율 0.429, 커브 타율 0.400, 체인지업 타율 0.300, 싱커/투심 타율 0.500을 기록 중이다. 스플리터 타율만 0.250인데 이것도 리그 평균과 비교하면 결코 나쁜 타율이 아니다. 지금의 한동희 상대로는 던질 공이 없다.
어떤 구속으로 공을 던지든 다 쳐내는 것도 놀랍다. 한동희는 120~129km/h대 공에 타율 0.471을, 130~139km/h대 공에 타율 0.344를, 140~149km/h대 공이 0.485를, 150~159km/h대 공에 0.500을 기록 중이다. 160km/h대를 던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리그에 이 구속을 던진 투수가 없어서 검증되지 않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 우타자로 활약한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동희의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 멘탈은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도 큰 향상이 있었다고 본다. 자기 스윙을 하면서도 배트 컨트롤을 통해 모든 구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5년차 기록 근접한 한동희…새로운 전설이 탄생한다
오랜 기간 조선의 4번 타자로 활약한 이대호가 2022년 현역 은퇴 시즌을 준비한다(사진=롯데)
이제 5년차 시즌 첫 2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한동희는 이미 이대호의 5년 차까지 기록에 상당 부분 접근했다. 이대호는 첫 5년간 53홈런 194타점 타율 0.261 OPS 0.780에 WAR 6.80승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까지 한동희는 47홈런 191타점 타율 0.266 OPS 0.771에 WAR 7.24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끝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대호의 5년차 홈런-타점-WAR을 모두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대호는 4년 차에 20홈런, 5년 차에 21홈런 WAR 3.98승을 기록한 뒤 6년 차 시즌에 26홈런 WAR 6.52승을 올리며 비로소 우리가 아는 그 이대호로 완성됐다.
한동희는 이미 3년차와 4년차에 17홈런을 때렸고 4년차 시즌에 WAR 3.28승을 기록하며 이대호의 5년 차와 유사한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5년차인 올해는 44홈런을 날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44홈런은 이대호가 타격 7관왕을 달성한 2010년, 10년차 시즌에 만든 기록이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전설의 첫 페이지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