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한 지역화폐 ‘울산페이’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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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사용자 급증
연말에 비해 발행액 10배 이상 늘어
가맹점 수수료 없어 조기에 정착
QR코드 결제로 유통흐름 파악 가능

울산지역 화폐인 ‘울산페이’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울산 북구의 한 식당에서 울산페이를 시연하고 있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왼쪽부터). 울산시 제공
“‘울산페이’의 가맹점이 된 뒤로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울산 남구청 옆에서 꼬들목살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8)는 “손님들이 울산페이로 결제해달라는 주문이 많아 이달 중순 가맹점이 됐다”며 “이후 손님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울산지역 화폐인 ‘울산페이’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28일 울산시에 따르면 25일 현재 울산페이 가입자는 울산지역 전체 자영업소 6만3000곳의 36%인 2만2443곳이다. 전체 울산시민(4월 말 기준 116만3933명)의 19%인 21만9517명이 사용자로 가입했다. 최근 하루 평균 23억 원을 새로 발행하고 있어 지난해 12월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8월 29일 출시된 뒤 약 9개월 만에 울산페이가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할인 혜택은 물론 가맹점 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울산페이는 원래 5% 할인 혜택을 주지만 가입자를 확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올 3월부터 다음 달까지 할인율 10%를 적용하기로 했다. 울산페이 구매 한도도 월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높였다. 사용자가 울산페이 100만 원을 충전하면 10만 원을 돌려받게 되고, 한 번 충전하면 기간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관심도가 급증했다는 것이 시의 분석이다.

지난달부터는 대기업과 노동조합 등을 대상으로 울산페이 구매 릴레이 행사를 벌였다. 이 행사에는 현대자동차, 한국노총 울산본부, 울산농협, 롯데정밀화학, 한국산업인력공단, SK 등이 동참했다.

4개월의 10% 할인 기간 동안 시가 국·시비를 합해 발행하는 울산페이는 1200억 원 규모. 하지만 이 금액은 25일자로 모두 소진돼 시는 할인율을 5%로 환원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실시할 5% 할인 기간 동안 울산페이 발행 규모는 총 1000억 원. 울산페이의 인기를 감안하면 이것도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페이를 처음 발행할 당시만 하더라도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경기 등 지역화폐를 도입했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한정된 가맹점으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정부 주도의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와 중복된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발행 첫해인 지난해 12월까지 가입자는 1만여 명, 가맹점은 7800여 곳에 불과했다.

울산페이는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구축한 안전한 지역화폐다. 기존 종이 상품권의 ‘상품권 깡’이 불가능해 울산페이 유통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QR코드 결제로 가맹점에서 카드 수수료 부담 없이 결제도 가능하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결제 시스템과 함께 체크카드도 발행해 다양한 계층에서 이용할 수 있다. 종이 상품권을 발행하는 비용의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당초 목표로 했던 울산페이 발행액 3000억 원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비 추가 확보와 함께 시비를 추가 투입하거나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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