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크래프톤은 전날보다 4.08% 오른 4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9만40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49만80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크래프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해외·국내 기관의 동반 매수세였다. 이날 외국인은 크래프톤 주식 331억원어치를, 국내 기관은 44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기관 중에서도 특히 연기금이 424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크래프톤 주식 405만31주에 대한 3개월 의무 보유 확약이 풀렸다. 의무 보유 확약이란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물량이 갑자기 대거 출회되며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기관 의무 보유 해제로 크래프톤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10월 27일(장중 최고가 50만3000원) 이후 한 번도 공모가를 넘지 못했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아직 시장에서 저평가 받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 전까지 매물을 내놓을 확률이 낮다.
이날 SKIET 역시 기관의 의무 보유 해제를 하루 앞두고 있음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전날보다 6.62% 오른 1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2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 국내 기관은 66억원을 순매수했다.
11일 SKIET의 최대주주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4363만3432주를 비롯해 2대주주인 사모펀드 ‘프리미어슈페리어’가 보유한 627만4160주, 그리고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배정된 302만988주에 대한 6개월 의무 보유가 해제된다.
이번에 의무 보유 확약이 풀리는 SKIET 주식은 총 5292만8580주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8조5215억원에 해당한다. 시가총액(11조4789억원)의 74%가 넘는 규모다.
앞서 지난 8일 의무 보유 확약이 해제됐던 카카오뱅크도 이날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2.81% 오른 5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11억원을, 국내 기관이 121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쌍끌이’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 의무 보유 해제에 대한 우려가 함께 작용하며 지난 3일 주가가 7% 넘게 내렸다. 기관의 의무 보유가 해제됐던 8일에도 2.8% 하락한 바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무 보유 해제 뿐 아니라 유상증자나 실적 악화 같은 악재는 보통 주가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막상 표면으로 드러난 후에는 악재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매수세가 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