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건물 아닌 우리 자신" "예배를 멈추니 예배가 보이네"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예배당 예배 중단 이후 SNS에 담긴 일선 목회자들의 소회

[CBS노컷뉴스 천수연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교회가 새로운 형태의 주일을 경험했다. 전국적인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에 모여서 드리던 예배는 인터넷을 통해 각 가정에서 모이는 예배로 전환됐다.

예배당에서의 주일예배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 속에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선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이 시기를 새로운 신앙훈련의 기회, 새로운 목회적 고민의 시간으로 삼고 있다. 목회자들의 소회를 SNS를 통해 살펴봤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

“교회는 건물 아닌 우리 자신”

성북교회는 지난 1일 주일예배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설교하는 육순종 목사.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이자 서울 성북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육순종 목사는 자신의 SNS에 지난 주일 “텅 빈 예배당에서 순간 울컥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성북교회는 11시 유튜브 라이브중계로 교인들과 예배를 드렸다. 육 목사는 이 ‘특별한 경험’에 대해 “교우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라고 고백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이 기뻐 받으셨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또, “교인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예배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각 가정에서 가정예배를 드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변화하는 목회환경 속에서 교회관에 대한 변화를 고민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하늘꿈연동교회 목회행정을 맡고 있는 설성호 목사는 “교회를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좀 더 확대된 개념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교회는 건물이 아닌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모이는 교회 뿐 아니라 흩어진 교회로서 어떻게 행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설 목사는 교회 차원에서는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처를 위해 재난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제안했다.

인터넷 중계 대신 가정예배 택한 중앙루터교회

“가정예배의 소중함 깨닫고, 묵상의 시간 갖길”

중앙루터교회는 지난 1일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로 대체하고 예식서를 배포했다.

인터넷 영상 중계 대신 가정예배를 선택한 교회도 있다.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는 주일 가정예배 의식서를 교인들에게 배포했다.

예배의식서는 각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진행하거나 혼자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말씀나눔은 사순절을 맞아 예수님의 40일 광야생활을 주제로 ‘우리 안의 유혹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묵상과 나눔으로 인도하고 있다.

최주훈 목사는 “인터넷 주일예배를 실시간 중계할까 고민했지만, 아날로그적 감성 가득한 가정예배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개인은 깊은 묵상과 돌아봄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특히 각 교회들의 인터넷 방송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에 대해 “예배에 대한 순수한 갈망은 귀하다”면서도 “그리도 열심히 했던 제자훈련은 이럴 때를 대비한 것 아니었나”라며 인터넷방송 예배만 바라보는 지금의 경향에는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배를 멈추니 예배가 보이네”

코로나19로 각종 예배와 모임이 중단되자, 지난 예배를 돌아보게 됐다는 고백도 나왔다.

대전에서 목회하는 길위의교회 김선주 목사는 “우리교회는 삶이 예배가 되는 교회를 강조해왔는데, 정작 예배를 멈추고 보니 지난 예배들의 상투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선주 목사는 “예배를 마치 유대교의 제사의식처럼 대하고 있진 않았는지, 예수가 과연 이런 예배를 원했는지, 성전예배의 엄숙성이 예수님의 복음이었는지”를 자문하면서 예배의 형식과 내용을 새롭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 확 달라진 노컷뉴스

▶ 인싸들의 선택, 노컷뉴스 구독 서비스

▶ 노컷이 못한 일, 돈컷은 한다


csylove@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