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매도 리포트' 보신 적 없죠?

입력
수정2019.08.16. 오전 7:0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현업에 종사하면서 주식투자 상담을 해보면 많은 분들이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금액이 소액인 경우뿐 아니라 10억원 이상의 금액인 경우에도 그렇다. 보유 주식이나 시장 상황에 대해 100%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주식 상담을 할 때 보유 주식의 방향성에 대해 애매한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매수 아니면 매도 결정이다. 해당 기업의 주식을 현재 가격에 사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매수를, 확신이 없다면 매도일 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대내외 변수 증가에 따른 주가 방향성에 대한 변수가 많아진다면 차라리 현금을 보유하려는 전문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확신이 있는 주식만 보유하고 있어도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횡보할 것을 예상하거나 오를지 내릴 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매도 후 현금을 보유하는 게 낫다.

◆주식 투자 판단 “중립은 없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 리포트에 홀딩, 보유와 같은 애널리스트의 의견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봤다. 중립, 보유 의견의 리포트가 실제로 많지만 우리나라 증권사의 주식 리포트 중 매도 리포트를 본 기억이 없다.

예전에 매도 리포트는 왜 내지 않는지 한 애널리스트에게 물어보니 주가 하락을 예상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한 기업에 대한 매도리포트를 내면 향후 그 기업에 대한 자료를 얻기 위한 탐방 등 모든 것이 제한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리포트를 쓰지 않거나 중립, 보유와 같은 표현을 쓴다고 한다. 또 일단 매수라고 써놓지만 목표가를 현재가와 별 차이 없이 낮춘 채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지금 사지 말라는 뉘앙스로 쓴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유 주식이 중립, 보유 의견의 리포트가 있다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매도를 고민했으면 한다.

장기투자를 해서 큰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장기투자를 생각한다는 얘기를 들어봤다. 확신에 찬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위험분산이 되어있지 않아 위험성은 높지만 기대수익은 가장 높은 방법이기에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유 주식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도 손실이 발생한 주식을 비자발적 장기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부동산 투자보다 변동성 큰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에 빗대어 오를 때까지 팔지 않으면 된다는 얘기도 있다.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건물의 가치와 땅의 가치가 하락하는 한계선이 있지만 주식은 해당 기업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거나 횡령, 분식회계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가 되는 경우도 있다. 또 부동산 거래 자체의 취등록세 비용은 금액에 따라 1.1~3.3%로 주식거래 비용에 비해 3~10배 비싸다. 그리고 팔았을 때 바로 현금화되지도 않고 다시 사고 싶어도 물건이 없을 수 있다. 현금화가 쉽고 얼마든지 되살 수 있는 주식을 하루 변동폭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거래비용 때문에 매도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여러 장점이 있다. 주가 상승에 확신하는 종목이 그 회사의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하락했을 때 추가 매수 기회로 여겨 매수할 수도 있고 새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았을 때 바로 매수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주식을 매수할 타이밍인지 시장의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주식을 100% 보유한 채 주식이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으면 증시 전체가 추세 하락에 접어들고 있는지 새로 뜨고 있는 업종이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항상 어느 정도의 현금 보유를 하며 끊임없이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주식계좌 재점검 필요

다만 원론적으로 주가 상승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반문할 수 있다. 물론 100%라는 것은 없지만 높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마저도 어렵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사업기회가 왔을 때 그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도 그 회사의 경영진의 기술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해야 가능하다.

직접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사업성패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주식 투자는 언제든 주식 매도를 통해 더 적은 손실로 그 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한다면 사업투자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는 미·중무역분쟁, 브렉시트, 일본수출규제 등 다양한 이슈가 생기고 있다.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내 보유 주식 중 반등할 것이란 확신 없는 종목이 있다면 매도 후 현금을 보유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관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5호(2019년 8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우종윤 유안타증권 MEGA분당센터 PB hongkey86@mt.co.kr

▶ 고수들의 재테크 비법 ▶ 박학다식 '이건희칼럼'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