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서른살… '아이큐점프'도 나이 들었네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혼나가며 사 모으던 추억의 소년 만화잡지… 이젠 30~40代가 주독자층


‘아이큐점프’에 연재됐던 만화 ‘드래곤 볼’ ‘힙합’ ‘열네 살 영심이’ 주인공들(왼쪽부터).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서울문화사·KBS


이현세 '아마게돈', 배금택 '열네 살 영심이', 박산하 '진짜 사나이', 김수용 '힙합'…. 1988년 12월 창간한 최초의 만화 주간지이자 무수한 히트작을 쏟아낸 현역 최고령 소년 만화 잡지 '아이큐점프'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15일 발간된 30주년 기념호〈사진〉는 대표작이 수록된 과월호 표지 100장으로 꾸며졌는데, 역대 한국 만화사의 궤적이라 할 만하다. 23년간 '아이큐점프'를 담당한 출판인 조병권(51)씨는 "편집부가 작품 제작에 관여하는 등의 일본식 시스템 도입으로 마구잡이식 대본소 만화가 사라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일본 만화의 전설 '드래곤 볼'을 1989년 국내 최초 연재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정영훈 국장은 "'드래곤 볼' 연재 후 호당 30만 부 발매 등 유례없는 호황을 경험했다"면서 "일본 만화를 정식 소개하면서 작품의 경쟁과 발전을 촉발한 문화 첨병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30주년은 조용하다. 기념호 발간, 단행본 프로모션 외에 특별한 행사는 없다. 시장 침체로 2005년 격주간 체제로 전환됐고, 전성기 시절과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추락한 발행 부수 등의 제반 사정이 반영돼 있다. 정 국장은 "그럼에도 '아이큐점프'가 지니는 상징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릴 적 엄마한테 혼나가며 만화 잡지를 사 모으던 지금의 30~40대가 주독자층이다. 종이 만화 팬들이 있기에 우리는 존재한다."

30주년 기념호에 축사를 쓴 윤태호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지금 잡지 만화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새로운 형식의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정상혁 기자 time@chosun.com]

[조선닷컴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