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가라앉을 통증이 있을 때 그 시간이 지나는 동안 통증을 느끼지 않고 몸을 편하게 하려고 먹는 약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통증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생리통, 치통 두통 등이 그런 통증이지요.

예를 들어 3일 지나면 가라앉을 통증이 있다고 할 때 약을 먹으면 3일을 안 아프고 편하게 지내지만, 약을 안 먹으면 3일 동안 아파서 고생하면서 지냅니다. 어떤 경우라도 3일 뒤에는 약을 안 먹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커피를 탈 때 물에 커피만 쏟아 두어도 커피가 다 녹지만, 저어주면 좀 더 빨리 녹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통증에, 진통제는 치료제의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어 허리가 아프면 몸을 움직이지 못하지만 약을 먹어 허리가 안 아파서 허리를 움직이다 보면 근육이 풀려서 통증이 없어지는 경험을 많이 하셨을 것입니다. 이처럼 급성 통증의 경우에는 진통제 종류가 병의 회복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비가 오면 다들 우산을 씁니다. 언제까지 쓰나요? 비가 그칠 때까지 쓰지요? 우산 쓰기가 귀찮으면 집안으로 몸을 피합니다. 이렇게 피하는 것도 비가 그칠 때까지입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우산을 쓰거나 집안으로 피하는 것은 아플 때 진통제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우산을 쓰고 집안으로 피해도 비를 빨리 그치게 하지는 못합니다. 시간이 가서 비가 그치기만 기다리는 거지요. 소나기는 잠깐만 피하면 되지만, 장마는 마음 각오를 하며 비가 그치길 기다리지요? 약으로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은 이런 것과 같습니다.

우리 몸은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면 이상이 있음을 경고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그것이 통증으로 나타나는데요,

몸에 이상이 생기면 프로스타글란딘(PG)이라는 물질이 생겨 통증을 느끼게 합니다. 즉 이런 PG가 있으면 몸은 통증을 느끼고, PG가 없으면 몸에 이상이 있어도 아프지는 않습니다.

진통제는 병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고, 이런 PG가 생기지 않게 해서 아픈 것만 느끼지 않게 하는 약입니다.

PG는 몸에 이상이 있는 동안에는 계속 나오므로 약을 먹어서 PG가 안 생기게 해도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PG가 생기므로 몸의 이상이 없어질 때까지는 약효가 사라지면 다시 아파질 것입니다.

이렇게 약의 도움으로 아프지 않게 지내다가 몸의 이상이 치료되어 정상 상태를 회복하면 PG도 더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약을 안 먹어도 아프지 않게 됩니다. 비가 올 때 우산을 쓰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몸이 불편하지 않게 하면서 몸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통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가라앉을 통증에 사용해야 정석입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자꾸 아프면 진찰을 받아 통증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진통제는 막연히 무서워할 약이 아닙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자꾸 아프다면 원인을 진단받아 치료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많은 사람이 진통제를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길까 봐 염려하는데, 일반 진통제는 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단 마약성 진통제는 내성이 생깁니다. 잘 듣던 진통제가 안 듣게 되는 것은 내성이라기보다는 증상이 심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효과가 더 좋은 진통제가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약사 선생님이나 의사 선생님과 잘 상의하셔서 몸에 맞는 진통제를 알아두면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PG는 위를 보호하는 일도 합니다. 위벽을 상하게 하는 물질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진통제를 오래 먹으면 위를 보호하는 물질인 PG가 안 나와서 위장장애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진통제를 먹는 것이 잘못 된 것이 아니고, 자주 아프다면 원인을 찾아 그것을 치료하여 진통제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