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방사능퀴즈 시리즈 제15탄 “일본 국토 70%가 방사성세슘으로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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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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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포의 방사능퀴즈 시리즈 제15탄 “일본 국토 70%가 방사성세슘으로 오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 국토는 지금 얼마나 방사성세슘(Cs-137)에 오염되어 있을까요? 그리고 오염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는 어느 정도로 방사성세슘(Cs-137)이 들어 있을까요?

A. (쯍이의 해법1)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따르면, 후쿠시마로부터 반경 350㎞까지 고농도로 오염되어 있다고 해요. 도쿄도 포함됩니다. 일본 땅의 70%에 해당하죠. 우리로 치면 고리원전에서 의정부까지의 거리입니다. 사고가 터지면 남한 전체가 고농도오염지역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쯍이의 해법2)
일본 땅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주장에 대해 김 교수는 "오염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1년 11월 6일자에는 일본 도쿄대와 나고야대, 노르웨이대기연구소 등 국제 공동연구진이 일본 지역 토양에 쌓인 세슘의 양을 측정한 논문이 게재됐다.
논문을 살펴보면 일본 동부지역 상당수가 토양 1㎏당 5㏃(베크렐) 이하의 세슘이 쌓였다는 지도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식품위생법 기준상 토양 내 세슘 농도 허용치는 ㎏당 2500㏃이다. 김 교수는 "세슘이 없어야 하는 땅에 방사성 물질이 쌓인 것은 맞는다"며 "여기에서 생산한 농산물에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꺼누의 팩트 체크)
지난 번 공포의 방사능 퀴즈 시리즈 제2탄에서 알아보았듯이, 일본 국토는 현재 약 6% 정도의 지역이 방사성세슘으로 오염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2탄 내용의 근거가 일본 정부에서 제공하는 자료이므로 신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독자의 의견이 있었고, 또한 쯍이는 2017년 7월 즉 지난달까지도 위의 “쯍이의 해법2”와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므로, 이 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팩트 체크를 다시 한 번 더 해본다.

다음 슬라이드는 쯍이가 2011년 12월 PNAS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방사능물질 오염 수산물 안전에 관한 정책 세미나”, “방사능과 건강”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탈핵(2017)”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자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슬라이드이다.


그리고, 발표 자료 슬라이드에 쯍이는 다음과 같은 설명문을 붙여 놓았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PNAS에 실린 일본의 오염지도입니다. 일본땅의 약 70%가 오염되어있습니다. 이 오염은 적어도 300년 이상 지속될 것입니다. 세슘137의 반감기(30년)가 10번은 지나도 오염이 충분하게 제거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도쿄를 포함한 파란색 안쪽은 고농도로 오염된 지역으로 500년 이상 지나야 안전한 곳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고농도 오염지역의 넓이는 일본땅의 20% 정도이며 남한의 넓이와 비슷합니다. 이것은 남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남한땅 전체가 고농도로 오염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일본에서 방사능 피폭에 의한 암발생 및 심장병 발생은 피할 수 없습니다.”

다음은 이 PNAS 논문의 원본이다.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 :



우리가 우선 짚고 넘어갈 것은 “이 논문이 제시하고 있는 오염의 정도는 실제 현장에서 측정한 값이 아니고 여러 가지 가정을 기반해서 컴퓨터 코드를 사용해 계산해 본 결과이므로 자료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라는 점을 논문의 저자들이 미리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쯍이 발표 자료의 슬라이드에서 언급한 위 그림은 PNAS 논문 원본에 다음과 같이 그려져 있다.


쯍이가 발표 자료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림과 동일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오른쪽에 위아래의 긴 막대기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부분이다. 즉, 방사성세슘 오염의 정도를 색깔로 표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마도 쯍이는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붉은색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색깔로 표기되어 있는 5 베크렐(Bq)/kg 이상의 농도를 보이는 지역을 모두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으로 생각하고 ‘일본땅의 약 70%가 오염되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럴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여기에서 우리나라 토양에서의 방사성세슘의 농도를 살펴본다.


1992년부터 1997년 사이에 조사한 자료 즉, 후쿠시마 사고가 나기 이전에 우리나라 토양에서의 방사성세슘(Cs-137)의 농도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측정 조사한 자료이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토양은 0.78 ~ 252 Bq/kg 정도로 오염되어 있고, 그 평균값은 23.3 ~ 38.2 Bq/kg 정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리나라의 토양의 대부분이 5 Bq/kg 이상으로 오염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난 공포의 방사능퀴즈 시리즈 제8탄과 제10탄에서 알아보았듯이, 우리나라 토양도 과거 1940~50년대에 이루어진 지상 핵실험으로 인해 위와 같은 정도의 방사성세슘(Cs-137) 농도로 이미 오염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의 토양이 이와 같이 과거 핵실험에서 만들어진 방사성세슘(Cs-137)으로 약 수십 Bq/kg 정도로 이미 오염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 PNAS 논문 그림의 일본 국토에서 파란색과 보라색 등으로 표기된 지역은 후쿠시마 사고가 나기 이전의 방사성세슘 농도와 그다지 차이가 없는, 다시 말하면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방사능 오염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고가 난 후 6년 이상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그동안 반감기가 2년인 방사성세슘(Cs-134)이 2011년 3월 사고 당시 환경으로 배출되었던 양의 약 12% 정도로 그 양이 줄어들었으므로, 현재 일본 국토는 후쿠시마 원전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즉 위 PNAS 논문 그림에서 녹색으로 표기된 지역의 일부와 노란색 그리고 붉은색으로 표기된 지역에 해당하는 전체 일본 국토의 약 6% 정도가 오염이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다음은 이렇게 낮은 농도의 방사성세슘(Cs-137)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는 어느 정도로 방사성세슘(Cs-137)이 들어 있는가를 알아본다.

다음 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측정 조사한 1992년부터 2003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수산물 식품 중에 들어 있는 방사성세슘(Cs-137)과 자연방사성핵종인 방사성칼륨(K-40) 농도이다.


방사성세슘(Cs-137)의 농도가 대략 4 ~ 2,500 밀리베크렐/kg 정도이고 방사성칼륨(K-40)은 대략 5 ~ 2,180 베크렐/kg 정도이다.

따라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모든 종류의 식품에는 인공방사성물질인 방사성세슘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미 아주 작은 양 즉, 미량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자연방사성핵종인 방사성칼륨(K-40)의 농도가 방사성세슘(Cs-137)의 농도보다 약 천배 정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표고버섯, 잣, 콩, 돼지고기 그리고 커피 등에서는 다른 식품들에서보다 약 10배 정도 상대적으로 방사성세슘(Cs-137)의 농도가 다소 높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음 시리즈에서 또 만나요~^^

(참고)
1. 1 베크렐(Bq) = 1,000 밀리베크렐(mBq)

2. 일본과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의 방사능 정보 실시간 측정 자료를 볼 수 있는 곳
http://realtime.safecast.org
https://blog.safecast.org/
http://safecast.org/tilemap/

3. 일본으로 여행이나 유학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위와 같은 6% 정도의 오염된 지역으로만 안 가시면 됩니다. 다른 대부분의 일본 지역에서는 공간방사선량률이 한국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일본 토양의 성질 차이 때문입니다.

자강
자강 건강·의학

방사선방호 전문가 ICRP MC Member (2017.7.1-2025.6.30) 서로이웃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