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사건 뜸들이는 공수처…'靑기획사정' 수사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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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20. 오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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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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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철 靑비서관 소환 지연…檢 "한없이 기다릴 순 없어"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재·보궐 선거 이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던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에서 넘겨받은 '이규원 검사 사건'의 재이첩 결정을 미루자 이 검사 조사 이후로 예정했던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소환 조사까지 늦춰지는 분위기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재이첩 결정이 계속 늦어질 경우 가능한 범위에서 핵심 관련자를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달 17일 검찰에서 넘겨받은 이 검사 사건의 직접 수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진욱 공수처장은 전날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해 이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검찰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윤갑근 전 고검장이 이 검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검사가 윤중천씨 등과의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 등을 인지해 해당 부분을 공수처로 넘겼다.

검찰은 이 검사가 면담보고서 내용을 일부 왜곡하고 언론에 유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재수사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무리하게 사건을 몰고 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연결고리로 이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 비서관을 의심하고 있다.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하는 과정에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이 검사를 연결해 준 사람도 이 비서관으로 알려졌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 검사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배후로 의심되는 이 비서관을 부를 수 있는데, 공수처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검찰 수사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면서 관련 수사를 조금씩 진행하고 있다"며 "한없이 기다릴 계획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법무부 등에서 2019년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도 일부 회신받아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검찰과 경찰의 현 지도부가 명운을 걸고 철저히 진상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일부 내용이 허위로 의심되는 '윤중천 면담보고서'가 당시 대통령 보고 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면담보고서 내용은 청와대 보고에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아울러 김 전 차관 사건을 맡은 대검 진상조사단 8팀의 단체 채팅방 내용도 확보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도 들여다봤다. 당시 8팀 내부에선 김 전 차관 출국금지를 비롯해 몇몇 안건을 놓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수처 결정이 더 미뤄질 경우 일단 이 검사를 불러 곽 의원 등이 고소한 명예훼손 혐의부터 조사할 계획이다. 공수처가 이 검사 사건을 재이첩하면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부터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까지 일괄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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