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또 오를까… 어, 오르겠네” 정부 예상 뒤엎는 2분기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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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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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1분기 반토막
양도세 중과·종부세 회피 매물도 끝
오세훈發 재건축 기대감 상승 요인
“하락 요인 안 보인다” 다시 들썩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강화 시행시기(6월 1일) 전까지 중과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물 출회를 기대하며 동향을 각별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15일 열린 올해 첫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 후폭풍 등으로 전셋값과 집값이 급등했지만, 정부와 여당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강화된 세제가 시행되는 오는 6월을 앞두고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되살아난 아파트 매수 심리와 각종 규제완화 신호, 입주물량 감소 등을 살펴보면 정부·여당 기대와 달리 1분기 동안 잠시 숨고르기 했던 집값이 2분기에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년째 이어진 상승세로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설마 (집값이) 또 오르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관련 지표들을 따져보면 가격 하락을 견인할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중론이다.

26일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우선 입주물량 급감이 ‘2분기 위기론’을 부채질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시장분석기관 부동산114에 따르면 2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6096가구로 1분기(1만1435가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오히려 2분기 입주물량(2만3424가구)이 1분기(5만2052가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올해 2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8089가구로 2012년 2분기 4만4878가구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국토교통부 자료로도 2분기 입주물량 급감은 확인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만4000가구 수준이었던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분기에 7000가구로 반토막난다. 3~4분기 역시 각각 9000가구, 1만2000가구 수준으로 1분기보다 적다.

다주택자에 대한 강화된 세제가 매물 출회를 끌어낼 것이라는 정부·여당 기대와 달리 세제 회피용으로 의심되는 증여가 급증한 부분도 2분기 시장 상황을 꼬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2019건으로 2월(933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구는 129건(2월)에서 812건(지난달)으로 한 달 새 증여가 6배 이상 늘었다. 통상 계약부터 잔금, 등기이전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부동산거래 특성상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은 지난달부터 시장에 풀렸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시세 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증여로 부의 대물림만 심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부터 4월 첫주까지 8주 연속 하락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들어 2주 연속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4·7 보궐선거 이후 이어지는 여당발(發) 규제 완화 신호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에 따른 재건축 기대감 역시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90%까지 완화하자고 주장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규제가 큰 폭으로 완화될 경우 ‘영끌(영혼까지 끌어온다는 의미)’ 매수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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