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4차 산업혁명 시대, `행복한 세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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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건국대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

조명환 건국대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

지금 우리 인류는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제1차, 2차 그리고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이 세상에 내놓으면서 세상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그 뒤 작년 3월 우리는 이세돌을 격파하는 구글의 알파고를 보며 새로운 시대의 출현을 목격했다.

제1차 산업혁명은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일어났으며 농경 사회가 산업화 및 도시화 사회로 변했다. 제2차 산업혁명은 1차 세계대전 직전인 1870년과 1914년 사이 발생했다. 전기를 이용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1980년대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혁명이라고도 한다. 지금 우리는 사물과 디지털 그리고 생명과학 세계들이 융합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독일과 미국에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는 2020년에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3D 프린팅, 나노기술 그리고 생명공학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 기술들이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제3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사물과 사이버를 연결하고 있다. 디지털로 물질을 만드는 기술이 생물학적 세계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사물과 디지털 그리고 생명체가 융합되는 시대이므로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종합적 사고가 가능한 통섭적 인재의 활약이 커진다. 스티브 잡스는 기계와 디자인을 공부했고,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캠브리지대에서 컴퓨터를 공부하고 UCL에서 뇌과학 박사를 했으며, 구글의 데니스 황은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과 미술을 전공했다. 그동안 우리 뇌가 사용하고 있지 않았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어 인류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며, 이로 인한 새로운 경제 형태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자본보다는 재능이 생산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뚜렷한 불평등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기술이 아주 뛰어난 사람과 아주 낮은 사람들이 존재하며 중간층 사람들을 위한 직업 시장은 사라지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종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경제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사회 계층 간 균형이 깨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구글의 CEO 순달 피차이는 "지난 10년의 세계가 모바일 기기가 중심이 되는 세계였다면, 향후 10년은 인공지능 중심의 세계로 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은 머신러닝 단계를 거처 지금은 딥러닝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하며, 딥러닝은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하여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기계 학습 기술을 말한다. 구글의 알파고가 딥러닝 기술에 기반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기(人機) 시대다. 즉 사람과 기계가 가까이 소통하며 살아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비인간화'라는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과거 헨리 포드가 자동차 생산 공장을 지은 이래, 산업 사회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도입된 공장을 채택했다. 이러한 기계화되고 분업화된 대량 생산 체제인 '포디즘'은 생산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생산의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극도의 분업과 표준화는 결과적으로 단조로운 반복 작업을 노동자에게 요구하게 되어 포디즘은 결국 '비인간화'라고 하는 사회 문제를 유발시켰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을 로봇화시킬 수 있으며 우리의 영혼을 빼앗아 갈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휴식, 사고, 의미 있는 대화 같은 우리의 중요한 일상의 요소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듯이, 혁신 기술이 우리 생활 깊숙하게 들어옴으로써 사랑, 배려, 동정심과 협동 같은 인간 본연의 성품이 감소되는 현상은 더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 아울러 사회 소외층이 증가하며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러한 인간의 중요한 속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사람의 가치와 존엄성에 최우선에 둬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이 폭발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SNS로 연결돼 있어 서로를 이해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효과는 있지만 비현실적인 생각과 극단적인 생각 그리고 이데올로기들이 쉽게 퍼지는 단점도 있다. 1차, 2차, 3 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공기와 토양 그리고 물의 오염이 증대해 환경오염 피해가 늘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뇌가 오염되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생명공학과 인공지능의 혁명은 수명, 건강, 인지 능력들의 한계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경계에 대한 재정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나 그것으로부터 야기되는 도전들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우리 인류는 새롭게 등장하는 시대를 만들어 왔고 적응해 왔다.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 가야 하는 기회와 힘을 모아서 우리의 새로운 목적과 가치로 새로운 미래를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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