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스푼 [홍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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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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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분류: 일본식 사파
가격: 7,000원 (생돈가스)
좌석: 10여 석
방문: 2018/03

골목스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통일로39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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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개 돈까스를 식사로 먹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식사보다는 안주로 더 친숙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튀긴 고기이다 보니 반찬과 안주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데, 그래도 대개 밥집에서 파는 돈까스란 식사에 어울리는 일이 많다. 하지만 오랜만에 그것도 일본 가정식 느낌을 주는 밥집에서 안주 돈까스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홍제역 근처에 있는 골목스푼이란 가게다.

 메뉴 자체가 그리 많은건 아니지만 토핑이 다양해 여러 조합으로 먹을 수 있다. 카레나 오므라이스라면야 토핑을 추가할지 모르겠지만 뭐 돈까스는 굳이 그런게 필요 없는데다가 토핑 목록을 봐도 그다지 어울리는 것이 없어 기본인 생돈가스로 주문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나는 약간 메뉴판에서 날이 선 느낌을 받았다. 메뉴마다 괄호 열고 한마디씩 적어 놓은 것들이 그런데 내가 과민한걸지도 모르겠다. 여튼 뭐 돈까스만 맛있으면 되니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한편 돈가스 김치찌개라는 도무지 상상이 잘 안 가는 메뉴도 팔고 있으니 전국의 용자들이여 부디 도전해보시길!

 와오. 그냥 보기에도 바짝 날이 선 튀김옷. 샐러드도 양배추가 아닌 양상추 위주로 퓨전 가정식 느낌을 준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지만 양이 꽤나 넉넉한 편.

 손을 댔다간 베일 듯한 거친 빵가루. 특히 색깔로 봐서는 조금 과조리로 보여 더욱 더 날카로워 보인다. 형식은 다르지만 한성 돈까스돈키 돈까스처럼 맥주 한 잔이 간절하게 생각날 법한 비주얼이다.

 고기 두께는 일반 돈까스체인류들보다는 좀 두꺼운 편이다. 빵가루는 무척 거칠지만 튀김옷 자체는 얇은 편이라 특히 밑부분은 조금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다. 자칫 잘못하면 술술 벗겨질 수도 있는데 다행히도 내가 먹은건 그렇지는 않았다. 과연 매번 이 아슬아슬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 듯.

 그리고 예상대로 좀 많이 튀겼다. 게다가 호호 돈까스급으로 마늘맛이 강한데 거기에 거친 빵가루, 파삭파삭한 식감이 어우러져 밥 반찬보다는 안주에 훨씬 어울리는 맛이다. 다만 기본 간은 역시나 약해서 그 부분만 보면 안주로는 부적합하다. 고기도 나쁘지는 않지만 많이 튀겼기에 쥬시한 맛은 느끼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거의 바싹 튀긴 치킨까스에 가까운 맛이라 하겠다.

 과조리다 보니 특히 이렇게 빵가루만 뭉쳐있는 끝부분에서는 티가 많이 나며, 아무래도 마늘을 적극적으로 쓰다보니 마늘이 타면 나는 쓴맛도 느껴졌다. 파삭파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을 수 있으나 조금은 덜 튀기는 게 여러모로 낫지 않을까 싶다.

 소스 자체는 특별히 할 이야기 없는 일반적인 일본 돈까스 소스다. 다만 이렇게 소스 종지가 좁고 깊어 돈까스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데, 여기에 옆에 있는 겨자 비율이 높아 다 섞지 않고 일부를 남겨두더라도 자연스레 돈까스에 묻어 나오게 된다. 결과는 당연히 나쁘다. 이 소스 그릇이 특별히 전체 플레이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척 핵심 요소냐 하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데, 만일 그렇다 하더라도 이처럼 먹는 경험 자체에 큰 불편이나 장애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샐러드는 신선한데 각 조각이 좀 큰 편이다. 드레싱은 유자맛이 나는 달콤한 드레싱인데 위에서 말했든 하나하나 조각 면적이 넓은데 위에만 뿌렸기에 절대량도 적은데다가 골고루 섞이지 않아, 마지막에는 샐러드만 남게 된다. 굳이 또 점원을 불러 드레싱을 더 주세요 하기는 귀찮고...양이 좀 더 충분하거나 샐러드 면적이 좀 더 자잘하거나 혹은 손님이 직접 드레싱을 더 먹을 수 있다면 좋을 듯.

 밥은 질지는 않지만 약간 퍼석퍼석하다. 쌀도 그리 좋은 쌀은 아닌 듯 좀 아쉬운 밥이다.

 가격도 저렴하면서 바삭한 맛을 만끽할 수 있는 돈까스다. 기본 간이 좀 아쉬워서 그렇지 좀 더 짭짤하다면 밥 반찬과 술 안주를 모두 커버 가능한 '이도류'도 가능하다(다른 메뉴들을 봐도 이 가게의 지향점은 밥과 술을 모두 커버하는 가벼운 동네 밥집+이자까야 느낌이 강하다). 위에서 말했던 조금 불편한 점들과 아쉬운 몇몇 디테일에 신경을 더욱 쓴다면 강자로 거듭날 포텐셜을 충분히 지닌 돈까스다.

-Rank-
종종 생각날 듯(★)

베리
베리

Sånt är liv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