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직접나서자…與당원들 "다주택자는 흡혈귀" "똥거품 단칼에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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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7.03.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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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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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어차피 민주당에 표 안준다"
"지금 부동산 못잡으면 노무현 데자뷔2"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하고 보유세 높여야"
민주당 3주택 의원들 거론 "주택 내놔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2일)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긴급 호출해 주택 공급 물량,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지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여당을 향해 "부동산 똥거품을 쳐내지 못하면 노무현 데자뷔2가 된다" "강남 한복판에 장기임대주택을 지으라"는 등의 주문을 쏟아냈다.

지금 당장 부동산 시장을 잡지 못하면 차기 집권을 못할테니 더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아 시장을 안정화시키라는 논리다. 이개호⋅임종성⋅김홍걸 등 민주당 다주택자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1주택 초과분은 모두 내놓으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주택시장 동향 및 대응 방안에 대해 긴급 보고를 받은 뒤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지난 2월 27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업무보고에 입장하는 모습./연합뉴스

3일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민주당에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는 글이 수십여건 올라왔다. 당원들은 "1~2년안에 부동산 버블이 온다" "프라임 시간대에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장기적인 주택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는 무주택자들의 피와 땀을 빨아 먹는 흡혈귀"라는 막말같은 글도 올라왔다.

앞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등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고,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같은 친여(親與) 인사까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등을 돌렸다. 여기에 청와대 참모와 장차관 상당수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서, 이들에 대한 경질 요구도 커졌다.

한 당원은 "윤석열은 집을 파는데,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님을 무시하고 너무나 천불이 난다"며 "청와대 당국자들의 도덕성 결여의 민낯을 이번에 보여줬다"고 했다. 이 당원은 "민주당은 전원 1주택 초과분을 매도하고, 언론에 발표하라"며 "민주당 다주택자들은 1주택 초과분을 모두 매매하라"고 했다.

이개호, 임종성, 김홍걸, 김병욱, 김주영, 이상민, 박범계, 정성호 등 민주당 소속 3주택 이상 보유한 현역 의원의 이름을 명시하고 팔 것을 종용하는 글도 올라왔다. "2채 이상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공직을 몰수하라"고도 했다.

전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참모들에게 "이달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강력 권고'하고 자신은 청주집을 급매로 내놨다고 했다. .

부동산 폭등과 종부세 논란으로 '레임덕'을 불렀던 노무현 정부의 '트라우마'까지 거론됐다. 한 당원은 "이번에 부동산 똥거품 정말 빼지 못하면 '노무현 데자뷰2'가 된다"며 "정말 단칼에 쳐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바뀐 정권에서 부동산값 내리는 혜택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들은 어차피 민주당에 표 안준다"며 "어차피 부동산 규제책 나오면 욕 먹을 것이니, 한번 크게 먹자"고도 했다.

이 당원은 "경제 언론과 부동산투기꾼들이 짜고 플레이하니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다가 1주택자 전세입자 모두에게 욕먹는다"며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 지금 집 산 사람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라"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강남 한복판에 장기 임대주택을 짓고, 주요 간선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해 그 위에 장기 임대주택을 지으라"고 했고, "50만명의 임대사업자가 깔고 앉은 물량만 160만채가 넘는다"며 "당장 임대사업자제도 폐지하라"고 했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을 앞두고 21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시민이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김명지 기자 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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