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또 했으면 원이 없겠네” 무대 선 89세 할머니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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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25. 오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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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이 연극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배우들 나이를 더하면 350세에 육박하는 유쾌한 연극 현장에 박수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아이고, 에어컨이 왔네!"

구부정한 몸짓으로 무대에 오른 배우들.

82세 배우 2명과 89세 배우 2명. 모두 합쳐 342세입니다.

"쓰레기를 에어컨에다 둔다는 건 뭐에요?
(실외기는 찬바람을 돌게 하는 그런 걸 말하는 거예요)
아~"

지난 여름 경로당에서 실제로 벌어진 소동을 그린 창작극으로, 올해 '할무이 연극제' 초대작입니다.

아마추어 연극단원인 할머니들은 공연 하루 전까지도 대사를 계속 잊어버려서 수시로 연습이 끊기기 일쑤.

"내가 뭐라고 해야 하지? (들어가)"
"실외기가 설치됐네. 잠깐, 잠깐…"

"아무 생각도 안 나죠. 자, 잠깐만…"

기자와의 인터뷰조차 쉽지 않습니다.

"나 귀가 먹어서 크게 하셔야 해, 나 안 들리니까. 호호."

대본을 외우기 힘들어 실제 어르신들의 상황을 재연했는데, 내 할머니인 듯,어머니인 듯한 모습에 관객들은 절로 웃음을 터뜨립니다.

할머니들의 가장 큰 소원은 다음에도 또 무대에 서는 것.

[고선행 / '은빛사랑' 단원(89세)]
"아휴 언제까지 한다는 걸 단언을…올해는 마쳤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90이 다 됐는데 뭘요."

[이경순 / '은빛사랑' 단원(89세)]
"모르겠어요. 내년에 또 하게 되려나.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못할 것 같은데…"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박수유 기자 aporia@donga.com
영상취재 조세권
영상편집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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