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아·태 본부 격상해 국내 사업도 총괄… 신흥국·일본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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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25. 오후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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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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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日 재진출 가시화… 장재훈 사장, 곧 일본 출국 예정

현대차(005380)가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을 담당하는 아·태권역본부를 격상해 국내 사업도 아·태본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인 국내사업본부의 인적 자원을 신흥국과 새로 진출할 일본 담당 본부에 재배치해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의 지휘 아래, 국내사업본부를 아·태권역본부에 흡수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이번 조직 개편을 위해 글로벌사업관리본부 내 SR전략추진 CFT(다기능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조선일보 DB

국내사업본부는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상품·서비스 기획과 마케팅·인사·노무 등 국내 사업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현대차의 핵심 조직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그룹을 이끌 당시에는 국내영업본부였는데, 정의선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 조직 명칭을 국내사업본부로 바꿨다. 장재훈 사장과 그룹 내 최고 글로벌 전문가로 꼽히는 이광국 사장도 국내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회사 안팎에서는 국내 사업을 아·태 조직에서 통합 관리하면 업무 효율성이 개선되고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을 아·태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토종 기업인 현대차는 그동안 국내사업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뒀지만, 명실상부 글로벌 업체로 도약한 상황에서 국내 사업만 전담하는 조직을 본부급으로 유지하면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게다가 현대차는 최근 아·태 지역에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일본 완성차 업체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인도, 베트남 시장에서 도요타를 누르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글로벌혁신센터 건립 중이고 인도네시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대규모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엑센트./현대차 제공

일본 자동차 시장 재진출도 준비 중이다. 장재훈 사장은 최근 일본 경제매체와 인터뷰에서 “선진 시장이면서도 가장 엄격한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는 것을 신중하게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09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는데, 이르면 내년쯤 일본에 다시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 내부에서는 일본 시장에 재진출하기 위한 막판 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재훈 사장은 이달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현대차가 신흥국과 일본 시장에 공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위가 상당히 공고한 덕분이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중견 3사의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경쟁은 사실상 무의미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친환경차 모델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지면서 그동안 국내에 쏟던 자원을 새로운 시장으로 재배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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