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용돈모아 코인샀나…거래소 4곳 예치금만 4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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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9. 오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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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자금
2위 빗썸보다 5배 많은 5조원
회원수도 470만, 빗썸의 3배
거래소 독과점 폐해 우려 제기

10대도 용돈으로 코인 산다
4대 거래소 예치금만 40억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다른 대형 거래소들과 격차를 벌리면서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업비트의 고객 예치금은 다른 거래소와 비교해 많게는 수십 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를 비롯해 극소수 거래소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거래소의 독과점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은행 실명 계좌를 발급받은 4대 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업비트의 전체 이용자 예치금 잔액은 5조2678억원이다. 예치금은 이용자들이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위해 거래소에 넣어둔 돈을 의미한다. 업비트 예치금만 4대 거래소 예치금의 80%를 차지한다.

업비트의 예치금은 거래 규모 2위인 빗썸의 예치금(1조349억원)보다 5배 이상 많다. 나머지 4대 거래소인 코인원(2476억원)과 코빗(685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1배, 77배 차이가 난다. 이들 대형 거래소 3곳의 예치금 잔액을 모두 합해도 업비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업비트는 이용자도 대거 흡수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업비트 회원 수는 470만5721명으로 빗썸(130만6586명)의 3.6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의 독점 체제가 굳어지는 데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극소수 거래소만 살아남으면 독과점으로 인해 수수료 인상 등 이용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 신청서를 낸 곳은 업비트뿐이다. 그 외 대형 거래소들은 법에 따라 사업자 신고 마감일인 다음달 24일까지 신청서를 내야 하지만 은행 실명 계좌 계약을 받아내기 어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비트를 제외하고 은행 실명 계좌 계약을 맺은 곳은 빗썸(NH농협은행)·코인원(NH농협은행)·코빗(신한은행) 등 3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거래소도 '트래블 룰' 이슈 등으로 계약 재연장이 불투명하다. 트래블 룰은 가상화폐를 다른 거래소로 옮길 때 거래소가 코인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농협은행은 최근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 룰 체계 구축 전 코인 입출금 중단을 제안한 상황이다.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최근 국민의힘과의 간담회에서 "이대로라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되고 업계 전문인력 수천 명이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거래소 신고기한을 연장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정부와 여당의 부정적인 입장에 법 통과가 쉽지 않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고기한 연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년6개월이란 시간이 있었다"며 "(신고기한을) 또 연장하면 거꾸로 이용자 피해가 더 커지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화폐 열풍에 10대도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대 거래소에 따르면 10대 이용자가 이곳에 예치한 금액만 4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4~7월 업비트에 가입한 10대 이용자는 모두 2만816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4개월간 193만2077회를 거래했다. 10대 이용자 1명당 4개월간 68.6회로, 한 달 평균 17.2회 거래했다는 의미다. 예치금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로 4대 거래소를 모두 합쳐 2조2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40대(1조7422억원), 50대(1조185억원), 60대(373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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