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역 담당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하자 책임 회피 목적으로 ‘코로나 파티’를 거짓 보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속에 실패한 행정당국이 ‘코로나19에 고의로 감염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사실을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미 ABC뉴스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 파티를 적발했다는 지역 병원, 정부, 경찰 등에 정확한 적발 건수와 참가자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방역 담당자들은 단순히 사회적 거리두기 위배한 사례들을 언급할 뿐 코로나 파티 관련 정보를 제시하지 못했다.
일례로 지난 12일 플로리다주의 오셀라 카운티 보안당국은 대규모 인파가 모인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코로나 파티 현장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루스 깁슨 보안관은 많은 청년들이 코로나에 걸리기로 작정하고 집안에서 파티를 열고 있다고 ABC 측에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모임을 코로나 파티로 판단한 근거는 전혀 없었다고 ABC뉴스는 지적했다.
텍사스주 감리교 병원 측은 입원한 남성 A씨(30)가 코로나 파티에 참석한 뒤 확진됐다고 주장했다. A씨가 의료진에게 코로나는 조작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으며 이후 입원 중 사망했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A씨가 코로나 파티에 참석했다는 정확한 증거를 요구하자 병원 대변인은 “환자 정보는 제시한 것이 전부”라고 답했다.
지난주 환자 입원 건수가 급증하자 앨라배마 주의 아롤 쉐한 공중보건부 대변인은 “코로나 파티에 참석한 사람을 알고 있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당시 쉐한 대변인은 “제보된 사건들이 코로나 파티가 실제로 맞는지는 검증하지 않았다”고 ABC 측에 밝혔다.
그외 신규 확진이 급증한 아칸소, 캘리포니아, 아이다호, 미시시피,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보건당국은 ABC뉴스에 “지역 내에서는 (코로나 파티가)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ABC 뉴스는 고의로 코로나19에 감염되려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며 감염자 대부분은 모임에 참석했다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플로리다에서는 한 10대가 100명 규모의 교회 행사에 참석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해당 모임은 코로나 파티라고 비난받았지만 교회 측은 “사실이 아니며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다라 카스 응급의학 전문의는 트위터에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비극적인 일”이며 “감염이 발생할 위험한 상황임은 맞지만, 행사 목적이 코로나 파티였을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398만7584명, 사망자는 14만3446명으로 집계됐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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