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코리아소사이어티 연설
“韓美 함께 국제사회 동참 유도”
‘父피살 아들’ 이해한다더니
北태도 불변속 부적절 논란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8일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 만찬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통해 (한·미)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종전선언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이어 2주 만이다. 지난 6일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고교생 아들 이모 군에게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지 이틀 만이다.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관련, 우리 측의 공동 조사 요구에 북측이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재차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격 사망 사건 직후였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수정하거나 미룰 수 없었던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종전선언을 다시 꺼내 든 것은 결국 북한의 비핵화나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별개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종전선언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화를 멈춘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며 “어렵게 이룬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 없으며, 목적지를 바꿀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고 조율해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당사자인 북한과도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이해하며,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갈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 달라는 뜻을 함께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67년간 한·미 동맹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고 평가한 데 이어 “한국의 성취는 미국과 함께 이룬 것이며, 양국은 위대한 동맹으로 더 많은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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