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의 굴욕…코로나 파동에 국가신용등급 中·칠레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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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05. 오후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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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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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우위였던 S&P 평가서 한 단계 강등
이제는 中과 동급 신세··코로나 방역실패 결과
피치 평가서도 `A(안정)→A(부정)` 하향
남미 칠레 신용등급과 같은 급으로 추락
韓, 방역·재정안정 힘입어 팬데믹 전 수준 유지


한중일 국가신용등급 현황 [지난 5월 기준, 자료 = 기획재정부]
국가 정상이 아무리 자신의 정책 실기를 감추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외부 감시망'이 있다.

바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을 물어 일본의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최근 두 달 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Fitch)가 단행한 일본 신용등급 전망치를 매일경제신문이 확인한 결과 최근 평가로 일본 전망치가 중국보다 낮아지고 남미 칠레와 동급으로 강등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등의 이유는 물론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때문이다.

S&P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한국은 세 번째로 높은 'AA’, 피치 평가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재정과 기업들의 끊임없는 설비투자가 기술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져 다시 국고(법인세)를 살찌우는 선순환 시스템이 유효하게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은 이들 기관 평가에서 모두 한국보다 한 두 단계 낮은 'A+’(S&P)와 ’A+·A'(피치) 구간에 머물러 있다.

또한 같은 동급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기관은 ’긍정(Positive)-안정(Stable)-부정(Negative)’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향후 등급 조정과 관련해 '전망'을 표현하는 것으로 일본은 S&P 평가에서 종전 'A+(긍정)'으로 중국의 'A+(안정)'보다 우위였다.

하지만 일본 내 팬데믹 파동이 가시화한 6월 9일 S&P가 일본 국가 신용등급은 그대로 두면서 전망치를 '긍정'에서 '안정'으로 강등시켰다.

그 결과 중국과 동일한 등급에 똑같은 전망치로 내려가는 굴욕을 당하게 된 것이다.

S&P는 전망 강등 이유로 일본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뒤 경기부양을 위해 준비한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을 지목했다.

S&P는 "추경으로 인해 일본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채무 잔액이 171%로 작년 151%에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3년까지 이런 경제대책을 계속한다면 재정 악화는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S&P발 전망치 강등은 이달 피치 평가에서 그대로 재연됐다.

29일 피치는 "일본이 코로나 사태 초기에 바이러스 억제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경제 위축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 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긴급사태 선포와 같은 봉쇄조치가 다시 취해질 가능성을 지적하며 경제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A(안정)'에서 'A(부정)'으로 하향했다. 이는 지난 3월 동일한 강등 조치를 당한 칠레와 평행한 등급 및 전망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최근 줄지어 신용등급 전망 하락 결정이 발표되고 있지만 관련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경각심을 가지고 이를 보도하는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급등세와 관련해 관광 활성화 정책을 무리하게 시행했다가 감염폭발을 일으켰다는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다.

또 지난달 국회 폐회 이후 40일 이상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있는데다 지난 24일 하루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인 927명에 이르렀음에도 아무런 대응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 국가 재난 사태에 눈을 감고 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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