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서 많이 잡혔다는데… '金징어' 값은 왜 여전히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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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으로 中어선 사라져 울릉도 어획량 늘어도
치솟는 오징어 인기에 여전히 공급은 부족… 일부 마트는 수입산 대체하기도

올해 울릉도의 오징어 어획량이 2배가량 증가했지만, 오징어 값은 여전히 비싸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건오징어 20마리 가격은 8만226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5년 평균 가격보다 79.4% 올랐다. 물오징어 1kg 가격은 10만45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떨어졌으나, 5년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23.7% 높은 수준이다.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오징어는 중국 어선들이 동해안 인근 북한 수역에서 촘촘한 그물로 ‘싹쓸이’ 조업을 하며 씨가 말랐다. 중국 어선은 물고기를 모이게 하는 집어등(集魚燈) 밝기에 제한이 없어 한국 어선보다 훨씬 밝은 불빛으로 오징어를 유인할 수 있다. 바다 수온도 높아져 어장도 제대로 형성되기 어려웠다. 이에 어획량이 크게 줄고 값이 치솟으며 금(金)징어로 불리기도 했다.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제9호 ‘마이삭’과 제10호 ‘하이선’ 등 태풍이 잇달아 동해에서 발생하면서, 중국 어선들이 일찌감치 피항(避航)해 싹쓸이 조업이 사라졌다. 수온도 평균 26도에서 20~23도 수준으로 떨어져 오징어가 서식하기 좋아졌다. 덕분에 올해 1~9월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은 울릉수협 기준 작년보다 2배 늘어난 564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상업용 오징어는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오징어 생산량(연안근해·원양산 포함)은 2015년 30만9145톤, 2016년 14만9146톤, 2017년 12만7947톤, 2018년 9만4159톤, 2019년 7만7232톤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9월 생산량은 7만6189톤으로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반면, 오징어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한국수양개발원이 성인 3000명을 조사한 결과 국내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1위는 오징어(15%)로, 국민 생선 고등어(12.4%)를 제쳤다. 뒤이어 김(11.4%), 갈치(7.7%), 광어(6.3%) 순이었다.

조선시대 진상품일 정도로 귀했다는 오징어는 숙회, 무침, 볶음, 버터구이, 튀김 등 반찬부터 술안주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한 맥주 프랜차이즈는 ‘오징어 입’을 인기 안주로 판매할 정도다. 오징어에는 심장병, 고혈압, 당뇨를 예방하는 타우린 성분이 들어 있어 건강에도 좋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울릉도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전체 생산량의 일부일 뿐, 아무리 코로나로 소비가 줄어도 오징어 인기에 비하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서초구 한 마트의 수산물 코너에서는 오징어가 보이지 않았다. 마트 관계자는 "오전에 2마리가 들어왔으나 금방 팔렸다"며 "물량이 없어 오징어가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다"고 했다. 일부 마트는 국산 오징어 대신 수입 오징어를 판매하기도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오징어 수입은 전월보다 24.9% 증가한 3만2071톤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 별로 페루(1만8226톤), 중국(8667톤), 아르헨티나(2170톤) 순이었다.

[홍다영 기자 h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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