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예술과 경영 조화가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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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06. 오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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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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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왕좌⑩]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스마일게이트에 투자한 뒤 자회사로 편입…피투자사가 투자사 대주주 된 '선순환'
쿠키런 등 성공 게임 개발사에 투자…카페24로도 '대박'
유망 스타트업 육성에도 열심…"AI·블록체인 등 미래 기업 투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변화의 시기는 성장의 기회다."

스마일게이트의 투자전문 자회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의 남기문 대표의 지론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도 독특한 곳으로 꼽힌다. 투자를 받은 기업이 투자회사의 대주주가 돼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남 대표는 1994년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정보전략그룹, 이커머스팀장 등을 거친 뒤 MVP창업투자에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당시 100억원 규모였던 1호펀드는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식 '선순환' 연결고리=남 대표가 스마일게이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 당시 MVP창투는 스마일게이트의 상환전환우선주를 25억원에 인수했다. 이전까지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던 스마일게이트는 MVP창투의 투자를 받고 1인칭사격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 출시하며 승부수를 걸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MVP창투는 1년 만에 투자금을 두 배로 불려 회수할 수 있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의 '국민 FPS 게임'이 된 크로스파이어는 흥행가도를 달렸다. 2012년 동시접속자수 420만 명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연간 매출 1조원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도 지난해 기준 96억달러(약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후에도 남 대표의 MVP창투는 프로젝트 형태로 크로스파이어에 투자해 150% 상당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스마일게이트가 MVP창투가 결성한 390억원 규모 펀드에 출자하기도 했다. 이 인연으로 스마일게이트는 2011년 MVP창투를 인수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출범시켰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피투자기업이 투자회사의 대주주로 자리잡은 선순환 사례"라며 "스마일게이트가 게임회사가 대주주인 벤처캐피탈 중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이해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서든어택, 쿠키런부터 카페24까지 급성장=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로 출범한 이래 남 대표는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다. '쿠키런'을 개발한 데브시스터즈, 골프게임 '팡야'로 성공한 엔트리브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에 투자하며 성공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스마일게이트에 인수 당시 1500억원 수준이었던 총운용자산은 지난해 8000억원을 넘어섰다. 게임사가 대주주로 있는 벤처캐피털 중 최대 수준이다. 남 대표는 "게임사는 감성과 창의력이 본질인 예술가와 냉철한 이성이 본질인 경영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투자자의 관점에서 이 두 부분이 조화롭게 유지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2의 스마일게이트를 키워내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오렌지팜의 입주사 중 유망 게임사를 발굴하고 육성 중이다. 남 대표는 "스마일게이트에 투자하면서 스마일게이트가 기반을 쌓고 성장한 이후 다시 더 많은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스타트업 육성기관에서 하기 어려운 투자 연계와 직접 투자까지 스마일게이트그룹의 힘을 모아 체계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ㆍ블록체인 등 미래 기업 투자"=최근에는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전자상거래플랫폼업체 카페24 등이 대표적이다. 카페24는 크로스파이어 이후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앞서 2017년 8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프로젝트성 펀드를 조성하고 카페24에 200억원 가량 투자했다. 카페24는 투자 반년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원금의 3배 가까운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지난해 실적도 매출 330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59%, 영업익은 222% 늘어났다.

남 대표는 향후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바이오ㆍ헬스케어, 로보틱스 등을 선정하고 관련 기술을 가진 국내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800억원 가량의 투자를 마쳤다. 남 대표는 "투자 분위기가 위축된 경향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면 새로운 도전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AI 등 새로운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게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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