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와 기독교③ 홍준표> 기독교인이지만 출석교회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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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5.02.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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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조장하는 나쁜 후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후보’로 변신


[CBS노컷뉴스 권혁률 기자]

CBS는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의 기독교관련 정책을 점검해보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정책과 교계와의 관계를 살펴본다. <편집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4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선거유세를 갖고 시민들 속에서 두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기독교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독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신앙이력이 확인되는 시점은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기 전까지라고 할 수 있다. 홍 후보는 당시 본인의 선거구에 소재한 전농감리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 부부는 10여년 이 교회에 출석했으며 부부 모두 집사로 임명받아 교회를 섬겼다고 한다.

낙선후 출석교회 떠나..도지사 시절에는 신앙생활 안 해



그러나 홍준표 당시 국회의원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고 이로 인해 교회 안에서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 체면도 있으니 권사로 임명하자는 말도 있었으나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부인 이순삼 집사는 주일예배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는 등 비교적 성실한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교인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는 2012년 4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 전농교회에 발길을 끊었다. 당시 전농교회 교인들은 선거에 떨어졌다고 근 10년간 출석하던 교회에 나타나지 않은 홍후보에게 아쉬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지사는 지사 시절 신앙생활을 한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기독교인인 한 경남지역 기관장은 “홍준표 지사가 교회에 참석해 예배드렸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안 난다”며 최소한 지난 1년간은 기독교지도자 모임에서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홍후보의 출석교회를 둘러싼 논의가 분분한 실정이다. 서울의 모 대형교회 교인이라는 소문이 한때 돌더니 얼마 전에는 성복교회 집사, 전농교회 권사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실제 출석하는 교회가 어딘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CBS의 확인 요청에 대해 홍 후보측에서는 “동대문에서 국회의원 할 때는 전농감리교회를 다녔고, 경남도지사 내려가서는 못 다녔다”며 지금은 이쪽저쪽 교회 다닌다고 전해왔다.

1년만에 확 바뀐 동성애 입장



홍준표 후보는 지난 4월 19일 기독교공공정책포럼에 보내온 후보자 정책 답변서에서 “동성애.동성결혼 문제는 적극 반대 입장”이라면서 “성적 지향 등 문제되는 차별금지 사유가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도 반대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같은 답변으로 인해 자유한국당 등에서는 홍 후보가 가장 분명한 반대입장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공개 지지선언에까지 이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동성애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홍 후보지만 지난해 4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입장표명을 거절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시 한 동성애반대단체에서 동성애 확산 조장하는 정책과 법령에 대한 찬반을 묻는 공개질의를 한 결과 신장호 통합진보당 강원도지사 후보 등은 동성애지지 입장을 밝혔고 경남 도지사 후보인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입장표명을 거절하였다. 반면 남경필 경기도 지사 후보는 동성애 확산반대라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대조적이었다.

지난해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동성애에 대한 입장표명을 거절했던 홍준표 후보가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아 대통령 후보로 나서서는 가장 적극적인 반대자로 입장을 바꾼 셈이다. 이로 인해 홍준표 후보는 동성애대책위원회가 선정한 ‘동성애 조장하는 나쁜 광역단체장 후보’ 41명에 이름을 올렸다가 1년도 안 돼 ‘동성애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후보’로 변모하였다.

97년 김창인 목사 만남 계기로 신앙 가져



홍준표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독교 신앙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1997년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서울 광성교회에서 김창인 목사를 만나 교류하면서 개신교 신자가 됐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개신교 신자지만 헌법이 규정한대로 정교분리원칙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면서 “정치지도자가 자기가 가진 종교를 맹목적으로 지원하고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도 강조했다고 한다.

홍준표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내 교회에 출석하다가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하고 이후 경남지사로 재직하는 동안 교계와 접촉을 거의 단절했었지만 최급 급격히 태도를 바꿨다. 대선후보자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군 동성애자에 대한 입장을 물고 늘어지면서 이번 19대 대선에서 보수적 기독교계의 큰 관심사안인 동성애문제를 수면위로 부상시켰다. 이어 교계내 보수적 목회자들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을 방문해 교계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기독교에서 저희를 좀 도와주시면 저희들이 역전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탄핵을 거치며 굉장히 어려워졌지만 대선 프레임이 탄핵에서 안보로 바뀌며 여건이 나아졌다"며 ”"대부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정권이 들어오면 걱정을 많이 한다고"면서 "동성애 때문에 거부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목사님들이 나서주시면 판을 한 번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 이용규 목사는 홍 후보에게 "동성애 문제를 강력히 말씀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와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문명 퇴치에 앞장선 데 대한 기록이 교과서에 별로 없다. 역사교과서 문제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hrkw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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