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10년만에 인기 시들해진 컨소시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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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시티 등 건설사 공동 시공, 과거 재건축 시장 대세였지만…
"책임감 없다·보수 안된다" 소문… 대부분 계약서 잘 쓰면 문제없어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성동구 '센트라스',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이 아파트들엔 '단지 이름이 너무 어려워 시어머니가 찾기 어렵다'는 것 말고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여러 건설사가 협력해 만든 '컨소시엄 아파트'라는 것입니다.

한때 국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대세'로 인식되던 컨소시엄 아파트의 인기가 최근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강북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3구역 조합원 일부가 최근 '여러 건설사가 함께 짓는 컨소시엄 아파트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전단을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뿌렸습니다. 적잖은 조합원이 여기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입찰에 개별 건설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방에서도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 부산 신서면아파트 재건축 등의 조합이 컨소시엄 참여를 금지했습니다. 이들은 "책임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공이나 하자 보수의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2010년 이후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여러 건설사의 노하우를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인력이나 금융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선호했습니다. 잠실주공아파트를 여러 건설사가 재건축한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가 지역 랜드마크가 된 점도 컨소시엄의 인기에 한몫했습니다.

그런데 2016~2017년 강남·서초구 재건축 아파트 시공권 경쟁이 불붙으면서 건설사들은 컨소시엄을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4지구 등 '알짜' 프로젝트를 두고 일부 대형 건설사는 이익을 독식하고 싶어졌습니다. 단독으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에게 컨소시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줘야 했습니다. 이때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만든 논리가 '책임감 없다' '하자 보수가 안 된다' 등이었습니다. 결국 건설사 스스로 컨소시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든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컨소시엄 아파트의 단점은 대부분 계약만 잘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컨대, '조합이 특정 건설사의 브랜드를 쓰고, 하자 보수는 A업체가 책임진다'고 계약서에 명기(明記)하면 건설사들끼리 책임을 떠넘기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이익을 좇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너무 조변석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순우 기자 snoop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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