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대리인’ 지씨는 전과자-언론 연결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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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03. 오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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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보도’ 암시 :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들었다고 MBC에 제보한 지모 씨가 지난달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15 총선 후 잠적 방침을 알린 글.(위 사진) 지 씨가 지난달 25일 MBC 보도가 늦어져 다음 주에 보도될 것을 암시하는 페이스북 글(아래). 지 씨는 3일 오전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범죄자 등 대리해 상습 폭로

본인도 사기 등 전과 수두룩

尹부인 주가조작 제보 의혹도

여권 유력인사가 李-지씨 연결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유착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압박했다고 MBC에 폭로했던 지모 씨는 SNS상에서 ‘이ㅇㅇ’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검사와 검사들의 친인척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는 ‘제보꾼’ 역할을 해온 화려한 경력의 사기·횡령전과범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들 사이에서는 자칭 ‘프로댓글러’인 지 씨가 검찰 구속자들과 언론을 이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인물로 이름났으며, 지 씨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대리인 역할을 한 과정에 여권의 유력인사가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 씨를 과거에 수사했던 검사들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고교 동창생 스폰서 뇌물수수 의혹,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 관련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 주가 조작 의혹 등도 지 씨가 제기한 의혹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3일 문화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지 씨는 수차례 사기·횡령 혐의로 벌금, 징역형 집행유예,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과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 씨는 구치소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구속자들에게 언론을 연결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지 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운 이철 전 대표 역시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징역 14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있다. 김 전 부장검사 사건도 청송교도소에 복역 중인 김 전 부장검사의 친구 김모 씨가 언론에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김 씨를 언론에 소개해준 당사자가 지 씨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지 씨는 브로커로 활동하는 동시에 필명 ‘이ㅇㅇ’로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며 검찰개혁을 줄기차게 주장하기도 했다. 지 씨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지 씨는 ‘이ㅇㅇ’라는 필명으로 MBC의 31일 오후 8시 검언유착 첫 보도가 있기 전인 29일 오후 1시 페이스북에 “채널A 이넘들은 아주 노골적으로 총선에 개입하기로 한 놈들입니다. 아주 치밀하게 준비하고, 어떻게 아냐구요? 두둥!”이라는 글을 올린다. 지난 15일에는 ‘이번 총선이 끝나면 몇 개월(또는 몇 년) 활동자가격리(춘안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해외로 갈 예정이었는데 비행기가 안 뜨니, 어디 한적한 산골로라도 핸드폰도 끊어버리고’라는 글을 올렸다. 도주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 씨는 채널A 제보 시 자신의 신상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채널A 측이 지 씨의 신상명세에 대해서 2일에서야 정확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 씨는 과거 언론과 수사기관에 제보 시에도 ‘구모 씨’나 ‘제보자 X’ 등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 전 의원 측이 바이오 기업 신라젠에 65억 원을 투자했다’는 MBC의 전날 보도에 대해 “신라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최 전 의원 측은 MBC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정유진·김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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