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정상통화 배석했는데 ‘화난 트럼프’ 없었다”… NYT 기사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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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5.22.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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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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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사전조율 전혀 없어… 허심탄회하게 논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변한 북한의 태도에 대해 참모들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뉴욕타임스(NYT) 기사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박4일간 미국 공식실무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정 실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행 기내간담회에 이 같이 밝히고 한미 공조 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NYT는 미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핵무기 능력을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문 발표에 놀라고 화를 냈으며, 측근들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강행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19일에는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입장이 왜 문 대통령이 전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약속과 다르냐”고 물었다고도 전했다.

정 실장은 NYT의 이런 보도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저희가 감지하는 건 없다. NSC 협의 과정이나 정상 간 통화분위기에서도 그런 느낌은 못 받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왜 당초 설명과 다르냐’고 물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제가 정상통화에 배석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고 일축했다.

정 실장은 또 이번 정상회담 성격에 대해 “짜인 각본이 전혀 없다”며 “두 정상 차원에서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주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개 정상회담은 사전에 많은 조율이 있고 합의문도 어느 정도 99.9%까지 사전 조율이 끝나는 게 관행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그런 게 일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실장의 이런 발언은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와 성공을 위한 정상 간 ‘굳건한 신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리비아식 비핵화(선 핵폐기, 후 보상)’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북한의 의중을 미국에 이해시키는 동시에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세부 로드맵을 조율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두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6월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본 궤도에 올리는 일이 시급하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정 실장은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 정상회담과 달리 두 정상 간 만남 위주로 하기로 했다”며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오찬 모임이 있긴 하지만 두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솔직한 의견 교환을 갖는 식의 모임을 하자고 한미 간에 양해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두 정상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사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속 깊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수행하는 저희들도 두 분이 무슨 말씀을 어떻게 할지 예측을 전혀 못하는 상황이다. 그게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것 같다”며 “두 정상이 목표지점까지 어떻게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하고 간다”고 말했다.

순항하던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난기류’에 빠진 만큼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 문 대통령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반발 배경을 이해시키는 한편 북한 비핵화를 위한 세부 로드맵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1박을 한 문 대통령은 이튿날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을 접견한다. 정오쯤 트럼프 대통령과 단둘이 통역만 배석시킨 채 단독회담을 통해 북한을 완전한 비핵화로 이끄는 방안을 논의한다. 단독회담 후에는 참모들이 참석하는 확대회담을 이어간다.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선호하는 일괄타결 프로세스와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 사이의 접점을 찾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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