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자체 입수했다는 한국 정부의 문건을 통해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신경가스의 원료가 말레이시아 등에 밀수출된 게 드러났다”며 “이번에 일본이 수출 우대 철폐 조치에 포함시킨 불화수소(에칭가스)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 밀수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안보 차원의 문제’인 만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은 해당 문건으로 볼 때 한국을 안보 우려가 없는 나라로 간주하는 ‘화이트 국가’로 대우하기 어렵다는 일본 전문가 주장도 전했다. 해당 문건은 조원진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했던 문건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한국 정부가 전략물자 밀수출을 사전 적발해 막거나 이미 밀수출한 경우엔 회수, 폐기한 건”이라며 “공개 자료이자 바세나르 협약에 따라 이미 국제사회에 다 보고한 내용인데 일본이 이를 문제 삼는 건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지TV는 한국 정부의 반박이 나오고 논란이 일자 해당 보도의 온라인 기사에서 '밀수출'이란 표현을 '부정수출'로 바꿨다. 그러나 이미 송출한 방송 화면상 자막 등은 고치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진 기자, 세종=김기환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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