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장 “오세훈 뜻대로 광화문 공사 중단 못해”

입력
기사원문
안승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여대야소 시의회, 힘겨루기 시작

오세훈 시장 협치 요청 하루 만에
“한강변 층 제한 등 의회 동의 필요”
吳 공약 이행 과정 첨예 갈등 예고
‘박원순 임명’ 부시장 전원 사의


吳, 시립병원 찾아 코로나 대응 청취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9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광화문광장 공사는 시장 뜻대로, 마음대로 중단할 사항이 아닙니다. 의회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줄곧 비판해 온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김인호 서울시의장이 중단할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이 첫 출근 날 ‘여대야소’인 시의회를 찾아 ‘협치’를 요청했지만 하루 만에 현안에 대해 반대의견이 나오면서 시의회와 오 시장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김 의장은 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광화문광장 공사를 지금 중단한다는 것은 혈세 낭비”라며 “수많은 시민공청회와 시민알림 과정을 거쳐서 시행된 사업이기 때문에 중단한다면 혼란만 초래할 일”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취임 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코로나19로 살기 어려워진 마당에 도대체 누굴 위한 공사인지 묻고 싶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폐지에 대해서도 시장 전결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의원 동의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의회 조례도 개정해야 하고 상임위 논의도 거쳐야 한다. 중앙정부와 국토교통부와도 협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현안사업의 수정 등을 요구한다면 무조건 반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새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김 의장이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놓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시의회가 시장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은 취임 첫날부터 김 의장을 찾아 “의회에서 안 도와주시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고개를 숙였다. 시장이 공약을 걸고 당선된 만큼 이를 반대하는 것은 민의에 어긋난다는 비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방의회는 국회보다 내부 이해관계인끼리 잘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여대야소 상황에서 오 시장과 시의회의 갈등은 더 첨예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인적 쇄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협 서울시 1부시장과 김학진 행정2부시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김우영 정무부시장도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했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11년 서울시 1급 공무원 6명 중 5명을 퇴진시키는 물갈이 인사를 했다. 오 시장은 전날 시 간부들을 만나 “시정을 하다 보면 철학과 원칙이 달라 수정하는 일은 조금씩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혀 없겠다고 장담은 못 하지만 전임 시장 초기 때처럼 깊은 검토 없이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는 그런 부분은 분명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