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명예훈장을 받은 94세의 랄프 퍼켓(Ralph Puckett)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 당시 '청천강 전투'에서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맞섰던 참전용사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먼저 행사장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앞줄에서 기다리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과 차례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휠체어를 탄 퍼켓 대령과 함께 입장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퍼켓 예비역 대령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명예훈장 수여 뒤에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권유로 단상에 올라 기념촬영도 함께했다.
특히 퍼켓 예비역 대령이 ▶일본 근무대신 한국전에 자원하고 ▶안전한 참호를 버리고 백병전에 직접 뛰어들었으며 ▶허벅지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대원들을 격려했던 일 등 그의 당시 일화를 나열하며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전쟁을 통해서 시작됐지만 평화기간에 이 동맹이 더 단단해지게 됐다"며 "문 대통령이 이자리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퍼켓 대령이 명예훈장 수여식 소식을 듣고 '웬 법석이냐. 우편으로 보내줄 수는 없나'라고 답했다는 얘기를 전했고, 행사장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퍼켓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쟁의 영웅이다. 205전투를 비롯한 다양한 전투에서 초인적인 힘으로 임무 완수했다"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퍼켓 대령은 당시의 한국은 모든 것이 파괴돼 있다고 했다"며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섰다.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참전용사들의 힘으로 한국은 오늘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국민을 대신해 깊은 감사와 존경 표한다. 참전용사를 통해 위대한 미국의 용기를 봤다"며 "참전용사는 한·미 동맹의 단단한 토대다. 건강하게 우리 곁에 머물러달라"고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해 더 의미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 미국이 한국전쟁 참전용사에 대한 훈장 수여식을 연 건 68년간 이어진 한·미 동맹을 굳건하게 발전시키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편 퍼켓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쟁이 진행되던 1950년 8월 26일 중위계급으로 참전했다. 같은해 11월 25~26일 청천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생명을 무릅쓰고 중공군의 공격을 막아냈다. 71년 퇴역한 그는 한국전·베트남전의 공적을 인정받아 수훈십자상 2회, 은성 훈장 2회, 명예부상장 5회 등 다수의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서울=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이상언의 '더 모닝'
▶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이 차린 메뉴
▶ '실검'이 사라졌다, 이슈는 어디서 봐?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