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초강수 “의원직 사퇴…대선 경선 여정도 멈춘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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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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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정중히 결정 재검토 요청”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신혜원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은 일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자신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간 문재인 정권과 치열하게 싸운 제가 책임을 다해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보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목소리는 발언 도중 미세히 떨리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고, 의원직도 다시 지역구민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마지막 발언을 마치고는 눈물도 보였다.

윤 의원은 다만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선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가는 부친을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 내기 위한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며 “권익위의 이번 끼워맞추기 조사는 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 뿐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소명됐다”고 밝혔는데도 초강수를 두는 데 대해 “정치인은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당의 대선 후보들을 보면 국민이 상상할 수 없는 낮은 도덕성과 상욕, 음주운전, ‘사이코 먹방’까지(거론되고 있다)”며 “이런 점이 용인되는 게 국민이 포기해서 그렇다. 우리 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직 사퇴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을 놓고는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그 당의)대선 후보를 공격한 저에 대해 가결을 안 할 것을 예상키는 어렵다”며 “즐겁게 통과시켜 줄 것”이라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 의원은 이 때문에 더욱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의 사퇴 건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국회법상 회기 중에는 무기명 투표에 거쳐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고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국회의장 허가에 따른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본회의 가결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을 볼 때 윤 의원의 사퇴 선언이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권익위는 윤 의원 부친이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소재 논 1만871㎡를 사들였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 부친 대신 현지 주민이 벼농사를 짓고, 매년 쌀 일곱 가마니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권익위의 현지 조사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긴 건도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윤 의원의 인지도, 특히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자 야권의 대표적 경제 전문가로 역할을 고려해 사퇴를 완강히 만류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의원과 함께 기자들과 만나 “권익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요건이 되지 않는 것 혹은 개인이 행위 주체가 되지 않았는데도 연좌 형태로 의혹을 제기했다”며 “야만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정중히 이번 결정을 재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윤 의원의 소명이 충분하다고 발표했다.

동석한 최형두 의원도 “윤 의원실 앞에서 (사퇴 선언을)하지 못하게 하려고 말렸다”며 “초선과 중진 의원 모두 윤 의원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대로 싸워야 한다며 만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로써 국민의힘 대권주자도 전체 13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앞서 윤 의원은 이날로 잡힌 당 대권주자들의 비전 발표회에도 불참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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