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 5월 상품수지 1년새 반토막…경상수지 흑자전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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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05.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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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5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 상품수지 53.9억달러 흑자…5년4개월來 최소
- 여행수입↑ 배당지급↓ 경상수지는 흑자전환
- 사드 충격 회복세…유커 2년만에 50만명 넘어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5월 상품수지 흑자가 5년 4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줄었다. 글로벌 교역이 부진한 데다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면서 상품수출 자체가 10% 넘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5월 상품수지 5년4개월來 최소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5월 국제수지(잠정)’을 보면 지난 5월 상품수지는 53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107억9000만달러) 대비 반토막난 숫자이자,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소치다.

상품수지는 상품을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로,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경상수지에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가 포함된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금융계정이 합치면 국제수지가 된다.

5월 상품수지 흑자가 5년 4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국내 수출이 부진했던 것에 일차적 원인이 있다. 5월 수출은 480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538억5000만달러)보다 10.8% 급감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글로벌 교역량이 부진했던 데다, 반도체 단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대표적 수출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었다.

5월 수입(426억4000만달러)액도 유가하락에 힘입어 전년 동월보다 1.0% 감소했지만, 수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전체 상품수지 흑자폭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품수지 개선이 요원하다는 전망이다. 수출 부진이 좀체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미·중이 무역전쟁을 일시 휴전하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일본까지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핵심소재 납품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돌아온 중국인…경상수지 흑자전환

5월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개선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됐다. 9억달러 적자를 나타내며 2016년 12월(-6억6000만달러)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소 적자였다.

여행수지가 전년 동월(-13억6000만달러)보다 개선된 9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낸 것이 원인 중 하나다. 중국인과 일본인을 중심으로 국내 입국자수 증가세가 지속된 덕이다. 특히 지난 5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50만명을 나타내며 2017년 2월 59만1000명 이후 2년 3개월 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2017년 3월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한국 단체관광 제한을 시작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며 “사드 제한 직전인 2017년 2월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59만1000명이었는데, 지난 5월 중국인 관광객이 50만명을 넘어서며 사드 보복 직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의미 있는 숫자”라고 전했다.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운송수지 적자 폭도 줄었다. 지난 5월 1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5억6000만달러 적자보다 개선됐다. 글로벌 운임료가 하락하면서 운송지급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 4월 당시 계절적 배당요인으로 인해 43억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는데, 5월에는 1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부진에도 불구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되면서 5월 경상수지는 전달 적자(-6억6000만달러) 충격에서 벗어났다. 49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앞으로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5월 수준의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교역 여건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주요국 경제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봤을 때 수출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경상수지 전체를 좌우하는 것이 상품수지인데, 상품수지 전망이 밝지 않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경상수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한국은행

김정현 (think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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