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이베이 인수 발 뺀 카카오, 3가지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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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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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뱅킹 등 주력 상업 우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우려 등…"실보다 득 크다"]

네이버, 쿠팡에 맞서는 카카오의 전략은 무엇일까. 카카오가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전쟁에 대처하는 카카오의 속내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출연한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이베이 인수 불참에 대해 "이커머스가 카카오의 사업 중에서 우선 순위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가 이베이를 인수하지 않은 이유로 △기존 사업보다 후순위인 이커머스 △자금 여력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미미 등을 꼽았다. 핀테크(금융 기술),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이 주력인 카카오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굳이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유인이 적다는 설명이다.

그는 "카카오는 뱅킹, 모빌리티, 엔터 사업이 이커머스보다는 우선 순위에 있다"며 "이베이를 인수했을 때 기존 사업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의 전략은 자회사들을 상장 시켜 외부 자금 수혈을 받고 빨리빨리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지분 가치 희석으로 카카오의 주가가 제한되는 부담은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상장 자회사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회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며 "웹툰, 웹소설 등 알짜 사업을 갖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이베이 코리아를 인수하지 않은 이유


카카오 라이언
-다수의 예상을 깨고 카카오가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불참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카카오의 이베이 코리아 인수와 관련해서 2번 놀랐어요. 한 번은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고요. 그 다음에 이를 번복하고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두번째로 놀랐죠.

일단 저는 카카오가 이베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카카오의 행보를 보시면 사업 우선순위는 뱅킹, 모빌리티, 엔터 순이고 이커머스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였거든요. 그랬는데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면서 기업가치 90조원, 100조원으로 인정받으니까 '우리도 이커머스 놓치면 안되는거 아닌가'하고 약간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저는 크게 3가지 이유로 봅니다. 첫번째는 아까 얘기했듯이 사업부별 우선순위에서 이커머스가 약간 후순위지 않았을까 하는 거고요.

두번째는 인수자금입니다. 이베이 코리아 예상금액이 5조원인데, 카카오는 현재 현금 3조원, 자사주 1조2000억원으로 자금이 부족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베이를 인수하고 나면 나머지 주력 사업들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고민이 있을 거고요.

세번째는 시너지 문제입니다. 카카오의 이커머스 거래액이 연간 5조원 정도인데요. 연간 19조원인 이베이 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기준으로 단숨에 국내 2위 사업자로 뛰어오릅니다. 그런데 빠르게 덩치를 키우는 것 외에 즉각적인 시너지는 약해 보입니다. 카카오의 이커머스는 선물하기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키운 것이죠.

-일각에서는 5조원이나 되는 이베이 코리아 가치가 너무 비싸서 그런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지금 요기요나 이베이 코리아는 매도자들이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봤더니 이베이 코리아의 연 평균 GMV(총 거래액) 성장률이 5년째 시장 성장률을 하회하고 있어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매년 14~15%씩 성장하는데 이베이 코리아는 한자릿수 후반대 성장률인거죠. 그러면 당연히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 할인이 세게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가격은 너무 비싼 거 아니야?'하는 시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면 지금 시점에서 카카오가 이베이 코리아를 인수하지 않은 걸 호재라고 봐야 하나요?
▶저는 인수를 안 한 게 결과적으로는 득이 되었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쿠팡 상장과 맞물려서 조금 급하게 의사결정을 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고요. 결과적으로 인수가 불발된 현 시점에서 보면 뱅킹이나 모빌리티, 엔터 등에 더 집중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합니다.



카카오의 암호화폐 사업은?



-최근에 카카오에 주목하는 요소 중 하나가 암호화폐 잖아요. 이 사업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네이버가 제페토(가상현실에서 아바타 등을 꾸미고 소통하는 서비스)로 미래가치를 반영하듯이 카카오의 암호화폐 비즈니스도 상당히 먼 미래가치에 대한 베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카카오 자회사를 통해서 클레이튼이라는 암호화폐가 발행된 상태인데,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40조원입니다. 이걸 당장 카카오의 가치와 결부시키긴 어렵지만 미래에 블록체인 기반의 어떤 결제 환경이 구현 됐을 때 클레이튼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부분에 대한 베팅인거죠.

지금 당장은 카카오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는데서 나오는 평가이익 정도가 전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회사 상장하면 주가 떨어진다?


-뱅킹, 모빌리티, 엔터 등을 포함한 카카오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큰 그림에서 봤을 때 모든 산업 분야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대적인 흐름이고요. 네이버나 카카오 모두 이 흐름의 중심에 있는 상황이죠.

카카오의 경우 고려해야 할 건 수많은 자회사들이 상장을 한다는 겁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했고 그 다음에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이렇게 쭉 갈텐데요. 그러면 카카오는 지주사 성격이 되고 지주사 할인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 동력은 네이버에 비해선 좀 약해지지 않겠나하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10월12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내 꿈은 라이언', '찐경규', '카카오TV 모닝' 미디어간담회에 참석한 출연자 심형탁, 비와이, 유희열, 김이나, 김가영, 이경규, 김희철, 노홍철, 딘딘이 김민종CP, 모르모트 권해봄PD, 오윤환 제작총괄, 박진경CP, 권성민PD, 문상돈PD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M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그러면 상장 대기 중인 카카오 자회사 중 유망하게 보시는 곳은 어디인가요?
▶저라면 가장 주목을 덜 받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볼 것 같습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합쳐서 카카오엔터가 됐는데요. 지금 시장에서는 웹툰, 웹소설 같은 유망 사업이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은 카카오M이랑 합치면서 이게 주가 저평가 요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주식 관점에서 보면 웹툰, 뮤직, K팝, 드라마 등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은 카카오엔터밖엔 없습니다. 카카오의 주요 캐시카우인 멜론도 카카오엔터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주목을 덜 받고 있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듯 합니다. 콘텐츠 카테고리의 각 요소에서 1위 기업들의 면면을 다 모아 놓은 게 카카오엔터라는 점에서 충분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겠죠.



네이버·카카오 투자전략



-지금 네이버, 카카오 둘 다 주가가 많이 올라서 부담스러운 상황인데요. 투자 전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네이버는 지금도 사시면 됩니다. 주가가 빠질 때 사고 더 빠지면 더 사고 오를 때도 사고. 네이버 쇼핑의 가치와 제페토 같은 미래 사업 가치까지 고려하면 네이버 시총이 과연 100조원을 못 갈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카카오도 큰 그림에서 유사한 전략이고요. 카카오뱅크 등 주요 자회사가 상장하면 주가 출렁임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바이 앤 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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