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잘 달린 현대차‧기아, 中 판매는 코로나 덮친 작년보다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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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5월 판매량, 미국서 47%↑·유럽서 45%↑… 중국은 2%↓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아의 미국 전용 모델 텔루라이드. [사진 기아 미국법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 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곳곳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이하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의 영향에 경쟁력 있는 신차 투입이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다만 글로벌 3대 시장 중 ‘아픈 손가락’인 중국 시장에선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공장 출하량은 중국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올해 현대차‧기아는 차량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년대비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약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올해 1~5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동기(225만1353대) 대비 약 27% 늘어난 286만1931대를 판매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판매가 위축됐던 해외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최근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고무적이다. 최근 3개월 연속 ‘최대 판매 실적’을 갈아치우며 선전하고 있다. 3일 현대차‧기아 미국법인에 따르면 양 사는 지난달 미국에서 17만315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판매량은 9만17대, 기아는 8만298대로 각각 56.0%, 75%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 3월, 4월에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갱신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차와 별도로 제네시스 브랜드도 전년 동월 대비 176.1% 늘어난 3728대가 판매되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 급증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백신 접종 확대 효과 등으로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판매 증가세는 시장 회복보다 크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5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11%(제네시스 포함)로 2011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이라며 “특히 기아는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5%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가 가속 페달을 밟는 건 미국 시장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 1~5월 서유럽 시장에서 19만9558대를, 기아는 유럽 전체 시장에서 20만237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52.4%, 39% 늘어난 수치다.

중국 판매 감소, 재고 줄인 영향?
미국‧유럽 시장에서의 반등은 희망적이지만 글로벌 3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의 성적은 암울하다. 올해 1~5월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의 판매량(공장 출하 기준)은 22만3557대(베이징현대 16만2149대, 둥펑위에다기아 6만1408대)다. 전년 같은 기간(22만8021대) 보다 오히려 소폭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기아 중국기술연구소 소장 파투쉬카 총경리가 지난 4월 15일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에서 상해 디지털 연구소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지난해 초 코로나19로 중국 자동차 소비가 사실상 없다시피 했던 걸 감안하면 올해 판매량 반등이 나오지 못한 것은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2조원 가까운 손실을 냈는데, 올해 상황이 더 심각해 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이같은 판매 부진이 현대차그룹의 중국시장 ‘새 판 짜기’ 전략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19년부터 중국 사업 체질 개선에 들어간 현대차‧기아는 기존의 대량생산 기조에서 벗어나 재고를 줄이는 전략에 나섰다”며 “판매량이 줄었다고 수익성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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