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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옆에 그 차', 과거에서 미래를 떠올리다. 현대 아이오닉 브랜드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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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6. 14:4110,387 읽음

현대가 오랜 침묵 끝에 내놓은 아이오닉은 충분했다. 물론 브랜드 벨류는 어쩔 수 없었다. © Auto trader

III 현대의 애물단지, 현대의 '미래'가 되다.
"아이오닉",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차가 아닌가? 어쩌면 존재 자체를 모르실 수 있겠다.
때는 2016년의 막이 오르던 1월이었다. 조용하게 개발이 진행되다 무덤덤하게 출시된 아이오닉은 이때까지 친환경차 분야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주던 현대차의 "우리도 친환경을 지향하고 있다"는 무언의 재스처이자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성공적인 친환경 마캐팅 사례인 토요타를 본받겠다는 다짐이었다. 파워트레인 역시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일렉트릭이라는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비했다.

이런 현대차의 야망은 차량에서도 드러났다. 프리우스와의 비교를 필연적으로 만드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디자인, 리터당 22.4km의 높은 연비와 형제차인 아반떼(AD)보다 경량화된 차체 등 짜임새있는 구성이프리우스를 구매하던 친환경차 소비자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충분한 매리트를 만들어 냈다. 특히 내수에서의 저렴한 가격은 프리우스보다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해외의 평가 역시 '프리우스, 인사이트 등의 경쟁차에 밀리지 않는다.' 라는 중론을 내놓으며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판매량 역시 인사이트가 단종된 시점에서 프리우스의 경쟁차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었으며, 내수에서도 하이브리드 단일로만 약 2만대를 판매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아이오닉은 더이상 버틸 수 없다. 내연기관 차량이라면 아직 생생한 현역일 5년차에 접어드는 아이오닉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전기차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271km에 불과한 1회 주행거리는 500km를 바라보고 있는 경쟁차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졌다. 또한 폭스바겐의 I.D., 아우디의 E-트론, 벤츠의 EQ와 같이 전기차를 대상으로 하는 서브브랜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현대는 다시 '전동화' 라는 카드를 집어들어야 했다.

크롬으로 마감한 현대 로고는 아이오닉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단색의 평면 로고만 있을 뿐이다. © Hyundai

III '현대'의 브랜드는 계속 유지.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서브브랜드 '아이오닉'이다. 이로써 차종으로서의 아이오닉은 단종 절차를 밟게되며, 2021년을 기점으로 아이오닉 브랜드를 사용하는 독자 차량이 나올 계획이다. 하지만 자사의 제네시스처럼 완전 새로운 브랜드를 개설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오닉은 현대의 고성능 디비전인 'N'과 같은 '서브브랜드' 포지션을 맡는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현대'의 브랜드는 유지하되 '아이오닉'의 서브 브랜드를 덧붙여 전기 모델들의 통일감을 강조한다는 말이다. 또한 네이밍을 기존의 차량에서 따왔는데, 이는 앞선 제네시스의 사례와 비슷한 이유이지 않겠는가?

이렇게 현대는 기존 내연기관 라인업에 전동화를 주입하기 보다는, 아예 전기차를 주체로 한 서브브랜드를 런칭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보여주던 방법인데, 눈여겨 볼 점은 현재 출시가 예정된 라인업이 전부 준중형 이상의 대형 라인업 이라는 것이다. '현대 아이오닉' 뒤에 차량 고유의 숫자 네이밍을 접목한 '알파뉴메릭(alphanumeric)' 방식을 따른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이 그 예이다.  물론 현재로썬 가장 작은 차급인 아이오닉 5을 '1'이 아닌 '5'로 네이밍하며 더 낮은 차급의 여지는 남겨두었지만,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세그먼트인 소형차의 부재는 현대가 단지 유행만을 따라가진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해외에서는 BTS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2024년 진출 예정인 일본 시장 등 여러 시장에서 아이오닉을 신속히 진출시킬 계획이다.

현재 존재가 확인된 세 차량은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장점인 짧은 충전시간(20분), 긴 1회 주행거리(최대 450km), 넓은 실내공간(평바닥, 거주성)을 내세워 아이오닉 브랜드의 메리트를 강조할 예정이다.

레트로를 의식하는 듯 하면서도 새롭다, 하지만 포니는 아니다. © Hyundai

III HYUNDAI IONIQ 5
코드명 NE, 2021년 1~3월 출시 예정
기존까지 '45', 혹은 '포니'라는 가칭으로 불리고 있던 현대 아이오닉 5는 아이오닉의 시작을 알리는 차량이자 브랜드의 막내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차량 컨셉트카에서 볼 수 있다시피 '현대 포니 쿠페 공개 45주년'을 기념해 포니의 차급과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을 포함한 소비자들을 납득시키기엔 기존의 포니와는 괴리감이 큰 디자인을 선보여 평가는 싸늘하기 그지 없다. 독자분들은 어떻게 보시는지 댓글로 적어주시길 바란다.

현재 프로젝트명은 'NE'로 알려졌으며, 현대차가 발표한 새로운 차량 개발명 체계 (DN8, DL3 등 참고.)를 따르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패키징 구성이 매우 편한 전기차 독자모델이라는 점을 적극 이용해 실용적인 공간활용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축간거리가 팰리세이드보다도 100mm이나 긴 만큼, 준중형치곤  꽤나 큰 차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듀얼 모터 시스탬으로, 환산하면 313마력 정도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키로까지 5.2초 만에 도달해 반응속도가 빠른 전기차의 장점이 드러난다.

배터리 용량은 58kWh로 한 번 충전하면 최대 450~550km (추정) 를 달릴 수 있고 800V 충전 시스템이 탑재되어 15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지난 쏘나타 하이브리드에서 보여준 '솔라루프' 시스템이 적용되어 효율을 높힐 예정이다. 정확한 판매 일정은 알 수 없지만 내년 2월에 별도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하여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유일하게 공개된 판매 일정은 오스트리아에서 '퍼스트 에디션' 으로 150대가 6~7월 정도에 인도된다는 소식 뿐이다. 내수에서는 더 빠르게 출시가 될 것이다.

납작하고 날렵한 스탠스는 전기차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 Hyundai

III HYUNDAI IONIQ 6
코드명 미공개, 2022년 출시 예정
2022년 양산을 목표로 막 개발이 시작된 현대 아이오닉 6는 자칭 '쿠페형 세단'을 표방하던 쏘나타보다 진지한 쿠페형 세단을 보여줄 예정이다. 아직까진 테스트카가 등장하지 않아 컨셉트카로만 짐작을 해야 돼 아쉬울 따름이지만, "모든 분야에서 간소화될 미래시대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상엽 부사장의 말 그대로 컨셉트카에서 보여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동시에 유려한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통합 형식의 스포일러, 차체의 끝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쭉 뻗은 곡선 라인, 내연기관 엔진이 들어가지 않아 더욱 낮은 포지션을 양산화 때도 기필코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또한 자율주행을 고려하며 설계된 깔끔한 실내공간은 편안함과 휴식의 공간으로 제격이지만, 아쉽게도 양산화땐 평범한 레이아웃으로 나올 것이다. 컨셉의 절반이라도 양산화때 담아내길 바란다.

곡선 위주의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는 현대차의 디자인을 거스르는 디자인이다. © Hyundai

III HYUNDAI IONIQ 7
코드명 미공개, 2024년 출시 예정
2024년에 양산될 예정인 대형 SUV 역시 현대 아이오닉 7이라는 네이밍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전자와는 다르게 아직 컨셉트카나 스파이샷 등 자세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지만, 현대차가 출시할 전기차 브랜드의 대형 SUV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일하게 정식 공개된 랜더링을 보자면, 차체를 좌우로 가르는 쭉 뻗은 DRL, 그리고 그 밑의 각진 헤드 램프, 45 EV 컨셉트카에서 주목을 받았던 키네틱 큐브를 연상케 하는 픽셀들이 보이는데 과연 이러한 디테일을 대형 SUV에서는 어떻게 적용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현재로선 알려진 정보가 없다시피 하다. 차후에 새로운 정보가 나온다면 개별 포스트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좋든 싫든 현대는 아이오닉을 레트로랑 엮을 것이다, 그럼 익숙해 질 수 밖에. © Hyundai

III '레트로'와 '퓨처'를 융합하는 시도.
이번에도 N과 제네시스처럼 갑작스럽게 브랜드화가 발표된 사례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서브 브랜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머지않아 도래할 전동화 시대는 지난 100년간 발전해온 내연기관에게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새로운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알릴 것이다. 이젠 기성 자동차 브랜드들만의 경쟁이 아니란 얘기다. 이미 테슬라, 니콜라를 비롯한 소규모 밴쳐기업의 폭발적인 시장 잠입력을 우린 지켜봤으며, 자동차와 IT기술의 간극이 좁혀지며 애플, 소니 등 IT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입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때까진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기성 자동차 브랜드들에게 한 방을 먹이던 현대 역시 이젠 앞날을 보전해야 할 '기성 자동차 브랜드'의 시점으로 시대적 변화에 재빨리 대응해야 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아이오닉 브랜드가 더욱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이 브랜드는 현재의 내연기관 전성시대와 전동화 시대의 충격을 줄여줄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트로를 표방하는 듯한 '파라메트릭 픽셀'과 포니 등 올드카들과의 연관성을 지으려 하는 디자인이 그 예이다. 잘못하면 내연기관에선 독이 될 수 있는 익숙함이 오히려 전동화 시대에서는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미 폭스바겐의  I.D. 시리즈는 자사 헤리티지의 정점인 마이크로버스와 비치 버기를 양산화 할 것임을 발표한 바 있다.

역설하자면 이 브랜드는 기존 현대차 라인업의 전동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서브 브랜드이다. 오히려 아이오닉에겐 부담 없이 참신한 시도를 할 기회가 아닌가, 전기를 이용한 하이퍼카라던가, 이목을 끌 수 있는 패션카 같은 유니크한 시도들을 기존 현대차를 대신해 수행해 주면 좋겠다. 뭐 단지 필자의 바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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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CAR GO! STUDIOS 김동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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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6 III CAR GO!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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