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 화가 나요"…도로 쓰러진 노인 구한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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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6.15. 오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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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희 안동성소병원 간호사 © News1

(안동=뉴스1) 피재윤 기자 = "정말 화가 났어요. 대낮에 그렇게 많은 차가 지나가는데도 어떻게 피를 흘리며 쓰러진 노인을 그냥 외면하고 갈 수가 있죠?"

경북 안동성소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조민희씨(24)는 며칠 전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지난 13일 오후 1시30분쯤 안동시 성곡동 안동문화관광단지 입구 도로에서 A씨(70·여)가 머리에 피를 흘린채 쓰러져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관광단지 쪽에서 용정교 방향으로 내려가다 A씨가 낙상한 것이다.

차를 타고 가던 조 간호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차량들이 그냥 지나쳐 '누군가 물건을 떨어뜨렸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 간호사가 탄 차가 교통신호를 받아 문화관광단지 앞을 지날 때 도로 위의 그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목격했다.

남자 친구의 차를 타고 출근하던 조 간호사는 "차를 돌려달라"고 부탁했고, 가까이 다가가자 머리에 피를 흘린채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넘어진 자전거에 몸이 짓눌려 고통이 심해 보였다.

즉시 119에 신고한 조 간호사는 차에서 수건을 꺼내 A씨의 출혈을 막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다.

A씨가 도로 위에 쓰러진 직후 촬영된 사진.(독자제공) 2018.6.15/뉴스1 © News1

지나가던 운전자들도 차를 세워 도움을 줬다.

조 간호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어이가 없었다. 자기 부모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사람들이 못본척 지나간다면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무심히 지나친 시민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상반신 등에 심한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앞두고 있다.

입사 3년차인 조 간호사는 평소 병원 내에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조 간호사는 "앞으로 또 이런 일을 목격하게 된다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부모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아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조 간호사의 아버지는 현직 경찰관, 어머니는 대학 간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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