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67. 토닥토닥 다독이며 자신을 품어주는, 아기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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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10. 오전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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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자세’는 엄마의 배 속에서 고요히 휴식하는 모습으로, 육체적 이완은 물론 정신적 이완 효과가 있다. 꿇어앉아 상체를 숙이면서 양손을 엉덩이 뒤편으로 가져가서 양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한 후 바닥에 닿게 하고 고개를 돌려 휴식한다. 시연 송채민.


고대 경전에 의하면 아기들은 어머니의 배 속에 있는 동안 거의 108가지 요가 동작을 행한다고 한다.

“아기들은 요가 수행자로 태어난다. 아기들은 발달 단계마다 요가의 대가들이 부러워할 만큼 자연스럽게 몸을 비틀거나 구부리며 다양한 요가 동작들을 행한다. 네발로 기는 방법을 배울 때, 아기들은 코브라 자세로 몸통을 아래로 굽히며 머리를 위로 치켜올린다. 그리고 아기들은 걷기 직전에 ‘아래로 보는 개 자세’로 몇 주 동안 이 방 저 방을 가로질러 다닌다. 심지어 새근새근 잠자는 동안에도 아기들은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구부리는 이른바 ‘아기 자세’를 취한다. 이런 자세들은 아기들의 몸을 골고루 발달시켜주고 아기들이 자라는 데 필요한 근육들을 강화시켜 준다. 요가는 아기들이 두 발로 설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여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타고난 운동이다.”(수지 아네트)

그러므로 자라나는 아기들에게 유아 요가는 잠재된 빛을 일깨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은 그들이 선천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고 그들이 이 내적 지혜를 계발하도록 돕는 것이라 할 것이다.

“요가는 원천 즉 모든 창조의 원천과의 결합이다. 아기들의 몸과 의식은 타고난 유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도 그 원천적인 순수성과 정신에 연결된다.”(디펙 초프라)

‘아기 자세’는 ‘발라 아사나(bala asana)’라고 하며 ‘기도 자세’ 또는 ‘경배 자세’, ‘휴식 자세’라고도 한다. ‘아기 자세’는 세 가지 방법으로 행할 수 있다.

첫째는 꿇어앉은 채 앞으로 상체를 숙이면서 양팔을 양쪽 바닥에 쭉 편 후, 양 팔꿈치를 앞으로 곧게 펴며 이마를 바닥에 붙이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양손을 엉덩이 뒤편으로 가져가서 양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한 후, 바닥에 닿게 하고 고개를 좌나 우측으로 돌린 채 휴식한다. 이때 가슴이 양 허벅지에 붙을 정도로 숙인 후 몸에 힘을 빼고 완전히 이완시킨다.

마지막으로 양 주먹을 가볍게 쥐고 아래위로 포갠 채, 역시 상체를 숙이며 포갠 손 위에 이마를 올려놓고 휴식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아기 자세’는 의식을 편안하게 하고 등 근육을 이완시켜 준다. 특히 뒤쪽으로 몸을 젖히는 후굴 동작 후에 행하는 상응(相應) 자세로 안성맞춤이다.

태아가 엄마의 배 속에서 휴식하는 자세 같기도 한 이 자세는 한편으로는 내가 나를 안아주는 프리허그(free hug) 자세이기도 하다. 힘들고 고단한 인생 여정에서 “짐 진 자 다 내게로 오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자신을 토닥토닥 위로해 주며 포옹해 주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

스스로가 자신이 이만큼 살아온 것만 해도 장하고 기특하다. ‘이만하면 그래도 꽤 괜찮은 나 아닌가?’라는 얘기도 자신에게 들려주며 내가 나를 다독거려 주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한다.

또한 엄마의 배 속에서 고요히 휴식하는 형상으로 육체적 이완은 물론 정신적 이완도 동시에 전해 올 것이다. 그래서 심신의 긴장감을 해소시켜 주고 내부의 안식처를 찾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푸근한 엄마의 품속 둥지 안에 안겨 있는 느낌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울컥 가슴속에서 치올라 오는 벅찬 환희의 감정도 느낄 것이며, 때로는 원인 모를 서러움과 슬픔과 억울함과 분노와 아쉬움 등 복잡한 여러 감정까지 한꺼번에 치솟아 올라와서 나도 모르게 주르르 눈물마저 흘리게도 하는 자세이다.

‘형식과 형상이 내용을 만든다’ 했다. 특히 집중하여 나의 몸과 영혼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 아사나가 주는 신비로운 여러 메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요가 자세 속에서 휴식할 수 있어야 한다.” B.K.S.아헹가의 말이다.

‘아기 자세’ 또한 요가 수련 도중에 쉬어가는 일종의 휴식 자세이다. 편안하게 몸을 내맡기고 스스로를 주의 깊게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도의 영적 지도자 라마 마하리시는 “나의 구루(스승)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내 안에 있는 내면의 아기가 너의 참 자아이다. 참된 나는 아직도 순수 속에 머물고 있나니 이런 나 혹은 저런 나로 더럽혀지기 이전에 그 순수한 존재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강조한다.

“할아버지, 풀잎이 땀을 흘리네. 더워서 그래?” “응, 아직 더운가 봐.”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을 보고 5세 아이와 할아버지가 나눈 대화이다. 이런 마음이 하늘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이보다 더 맑고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이 또 있을까? 아이는 천사의 시를 읊조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들은 천진난만 순진무구하다. 힌두사상에서 현자들은 이러한 아기들의 특징을 지닌다. 모든 집착이나 미움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의도와 계산 없이 행동하고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줄 안다. 요가 수행자가 이러한 의미를 떠올리며 ‘아기 자세’를 취한다면 더욱더 평온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기 자세’, ‘발라 아사나(bala asana)’를 통하여 우리 안에 어린아이를 일깨워보자.

“나마스테 Namaste!”(내 안에 있는 신이 그대 안에 있는 신에게 경배드립니다.)

1. [꼬몽아 돌을 축하한다]

제 어미의 뱃 속에서 몇 달을/ 기다리고 있더니만/ 매화 꽃망울 한 잎 두 잎 벙그는 날에/ 드디어 까마득한 하늘이 열리고/ 우렁찬 고고지성과 함께/ 너는 그렇게 우리 앞에 왔더구나/ 한 사나이의 역사가/ 첫 발걸음을 떼는 날이었다 오늘은

한 공간 속에 있으면서/ 호흡을 함께 나누며/ 길고 긴 시간 동안/ 사무치게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했던/ 가장 가깝게 있었지만/ 가장 멀기만 했던 두 사람이/ 드디어 눈을 맞추고/ 포옹할 수 있는 그 날이었다 오늘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떨림을 숨긴 채/ 가위로 우주를 연결한/ 눈부시게 빛나는 탯줄을 자르는 것을 보며/ 아빠도 함께했었다 오늘은

드디어 서로가 맨 몸으로 만난 날/ 긴긴 시간을/ 너를 품고 여기까지 달려 온/ 한 어미의 뜨거운 눈물이/ 축포처럼 터지며/ 기쁨과 환희가/ 봄꽃처럼 피어난 날이었다 오늘은

축복과 은혜의 씨앗들이/ 이 땅에서 무성하게 자라나/ 훗날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는/ 등불이 되어라/ 기원했던 날이었다 오늘은

2. [어린 왕자]

오 정결한/ 어린 왕자 꼬몽아/ 네 눈 속에는/ 하늘이 담겨 있고/ 네 눈 속에는/ 천사가 앉아 있고/ 네 눈 속에는 우주가 녹아 있구나

물렀거라/ 세상의 모든 불순물들

손모아/ 어린왕자의/ 무탈만을/ 기원한다.

3. [어린 공주]

저 멀리 J아파트 위 무지개 걸렸도다/ 천상의 선녀련가 하늘나라 공주련가/ 반짝반짝 빛나는 별님 아, 바로 너였구나

나와 너 억겁 인연 오늘에 닿았으니/ 마음껏 날아올라 천년 꿈 펼치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되어 정갈하게 살지어다

4. [기도 소리]

해님달님 정기받고/ 별님네들 총기받아/ 곱디곱게 자라거라/ 무탈하게 커가거라/ 간절한 기도소리는/ 하늘까지 닿으리니

5. [눈 맞추기]

네 눈은/ 사슴의 눈이다/ 시냇물 한모금 마시고/ 고개들어 하늘 한번 우러르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바다/ 반짝이는 영롱한 네 눈 빛/ 결코 오염되지 않은/ 청정무구의 텃밭이다/ 언제까지고 그 눈빛/ 간직 할 수 있기를/ 비록 세파에 물들어도/ 이 시절에/ 본연의 네 눈빛만은/ 잃지 않기를/ 눈맞추며 빌어본다

6. [우리 아가]

우리 아가 눈속에는/ 별도 있고 달도 있다/ 수정같은 눈속에는/ 구름마져 아롱아롱/ 아가 엄마 기도 소리가/ 하늘길에 닿았구나

7. [눈물]

배가 고픈가/ 목청껏 우는 눈에/ 눈물이 고이다/ 두눈에 고인 눈물방울/ 진주를 닮았군/ 꼬몽아/ 사노라면/ 마음고파/ 우는일도 있을거야/ 그럴 땐/ 하늘 한번 쳐다보고/ 주먹 한번 불끈 쥐고/ 씩 웃으며/ 마음을 달래는거야/ 알겠재

8. [아가의 울음]

잠이 오는건지/ 배가 고픈건지/ 칭얼대다가/ 결국은/ 목청껏 울음보를 터트린다

아가야/ 살다보면/ 이처럼/ 우는 일도, 울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눈물 쓱쓱 닦고서/ 푸른하늘 한번 바라보며 나아가거라/ 비에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9. [기저귀]

꼬몽이 울 때/ 기저귀 갈아달라는/ 울음소리만/ 쪽집개 같이 알아 듣고선/ 달려가는 제어미의 손길이 경이롭다/ 그 감각은/ 어느 누구도 당할 자가 없다/ 범벅이 된 똥이며 오줌이며를/ 내려다 보는/ 그 눈길 그윽하다/ 우리 부모 역시 그러했으리라/ 기저귀를 갈아 채워주는/ 고귀한 손길/ 그것이 곧 사랑의 힘이고/ 사랑의 손길이고/ 사랑의 교감인것을

10. [맨 먼저 하는 말]

어음마!/ 아바아!/ 아가가 맨 먼저 하는 말

평생에 걸쳐/ 부를 그 이름/ 고귀하고도 고귀한/ 사랑의 진신 사리

대를 이어 전해지는/ 천년의 바람소리

11. [오뚜기]

일어섰다 넘어지고/ 일어섰다 주저 앉고/ 수없이 반복한다/ 그래도 얼굴엔/ 환한 미소 가득하다/ 그러다 마침내/ 벽을 짚고 일어선다/ 와아아~ 오뚝오뚝 걷는 오뚜기!/ 아기 엄마 아빠의 함성소리/ 아파트를 뒤흔든다/ 산다는건 그런거란다/ 일어섰다 앉았다를 되풀이하며/ 기어코 일어서서 걷는/ 오뚜기 같은 삶/ 오뚜기 인생이란다

12. [천진 동자]

복동이가 커텐 뒤에 가 있다/ 복동아 뭐하니? 부르면/ 오히려 더 안으로 숨는다/ 뭔가 수상한 냄새 나면/ 복동이가 응아 하는거다/ 갓 세살도 안된 아이도/ 부끄러움을 안다/ 더럽고 추한 것도 안다/ 남에게 폐가되는 것도 안다/ 남이 싫어 하는 것도 안다/ 그렇다 이게 천진동자가 인간에게 던지는/ 하늘의 소리요/ 태초의 몸짓이렸다

13. [미소]

복동이 똑순이를 보고 있노라면/ 그냥 미소가 번져옴은

아무런 방어적인 두께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

아무런 속임 수 없는/ 순진무구함 그 자체의/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

그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아가의 영혼이 그것을 알아보고/ 환하게 미소 짓기 때문일 것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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