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서 인정받기 위해 몸부림… 우상 믿었던 시어머님은 ‘종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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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목사의 ‘아스팔트에 핀 부흥의 꽃’ <2>
이경은 순복음진주초대교회 목사가 1985년 결혼 5주년을 맞아 제주도에서 전태식 순복음서울진주초대교회 목사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경남 삼천포시청 홍보실에서 파견근무를 할 때였다. 어느 모임에서 지금의 남편 전태식 목사를 만났다. 그는 줄곧 나를 따라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예고 없이 집에 찾아와 부모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결혼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 녀석 눈방울 보니 너 굶기지는 않겠다. 됐다!"

남편의 눈빛에서 무엇을 보셨는지 아버지는 단번에 결혼을 허락하셨다. 아버지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당시 우리 집은 아버지 사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가세가 기울어 아주 어려웠다. 남편 쪽 집안 형편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용기가 생겼다. '어차피 가세는 기울어졌고, 내가 시집가서 그 집안이 일어나면 며느리가 잘 들어와서 그렇다고 칭찬하겠지.' 그런 사명감 아닌 사명감으로 1980년 2월 삼천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삼천포 시댁에서 시작한 시집살이는 녹록지 않았다.

당뇨가 있던 시아버님을 위해 하루 7번씩 정확히 시간 맞춰 식사와 간식을 올려 드렸다. 집안 식솔 수십 명의 식사를 하루 세끼 꼬박꼬박 준비했다. 그 외에도 분주하게 집안일을 하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 졌다. 잠자는 시간은 하루 서너 시간이 전부였다.

시댁 어른들의 말 한마디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단숨에 달려가며 절대 흠이 잡히지 않으려 애쓰다 보니 하루하루가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했다. 게다가 예수를 만나기 전 남편은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며 나다니는 것도 좋아해 내가 힘들 때 하소연하거나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친정도 마찬가지였다. 시집오기 전, 칠거지악을 세뇌하듯 강조한 부모님이셨기에 친정에 가서 하소연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어린 시절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참고 또 참는 것이 전부였다. 손수건을 입에 물고 울었던 날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내가 인정받지 못하면 내 남편이 인정받지 못한다, 내 자녀가 사랑받지 못한다.' 그 일념으로 시댁에서 인정받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렇게 했더니 2년여 만에 시아버님께서 식구들 앞에서 선언했다. "우리 며느리는 100점짜리다. 우리 며느리 건드리면 아무도 가만 안 둔다." 그렇게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신 시아버님은 늘 내 편이셨다. 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제사음식을 만들지 못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도 흔쾌히 허락하셨다. 우리 부부가 목회 길에 들어섰을 때는 하나님께 자식들을 빼앗겼다면서 그것을 제일 서운해 하셨다.

결혼 후 어릴 적 그토록 가고 싶었던 교회에 나가게 된 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집에서 현대판 갈멜산 대결이 일어난 것이다. 시집을 왔을 때, 시어머니는 위암으로 병환 중에 계셨다. 그 병시중 역시 내 몫이었는데, 하루는 시이모부님께서 어머님을 찾아오셨다. 그분은 도사가 되겠다며 산에 들어가 17년 동안 도를 닦으셨는데, 한순간에 회심하고 예수를 믿게 되셨다고 했다.

"처제, 섬기는 그 신 버리고 나랑 같이 교회 갑시다!" 당시 다른 신을 섬기는 데 열심이었던 시어머니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아제! 남자가 한 우물을 파야지 우째 그러요? 아제가 섬기는 신이 참 신인지, 내가 섬기는 신이 참 신인지 어디 내기 한번 해봅시다."

그렇게 그날 우리 집에서는 엘리야와 아합의 선지자들이 대결했던 갈멜산의 기도 전쟁이 재현됐다. 두 분 다 종교심이 깊어서인지 대결은 쉬이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새벽녘이 되었을 때, 갑자기 시어머니께서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사요나라, 사요나라. 내가 이 좋은 곳을 떠나는구나!" 그 일을 계기로 시어머니는 우상을 버리고 결혼 전에 믿었던 하나님을 다시 믿게 되셨다. 그날 이후 나는 시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드리려고 신유 은사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기도원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다. 시어머니는 이런 유언을 남기셨다. "교회 나가 하나님을 잘 믿어라."

어머님의 유언에 따라 남편과 함께 교회에 나가게 됐다. '어른이 돼 신을 믿게 된다면 꼭 교회에 나가 하나님을 믿겠노라'고 했던 어릴 적 다짐이 그제야 이뤄진 것이다. 그토록 섬기고 싶었던 하나님을 섬길 수 있게 해 주셨기에 나는 최선을 다해 믿고 싶었다.

교회에 나가니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을 다 아신다고 누군가가 말해줬다. '살면서 만나는 힘들고 억울한 많은 일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나의 마음을 능치 못할 것 없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다 알아주신다'는 말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평생 하나님을 잘 섬기고 싶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날마다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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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내 생각과 달라 순종하기 어려워도 낙심·포기하면 안돼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이 말씀대로 교회에 오면 주님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쉼을 얻어야 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교회에 나와 진정한 쉼을 얻고 있는가. 아니면 내 짐에 다른 짐까지 더해져 더 힘겹지는 않은가.

하나님께서는 애굽에 10가지 재앙을 내리심으로써 400여년 동안 이방 나라에서 고통받던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 시키셨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애굽 북부에서 가나안 남쪽을 향해 가는 지름길로 블레셋 사람의 땅을 통과해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홍해의 광야 길로 돌아 들어가는 것이었다.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4~5일이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는 지름길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인도하셨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음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이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백성을 인도하시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대열을 지어 나올 때에."(출 13:17~18)

블레셋 사람은 싸움에 아주 능한 민족이었다. 하나님은 블레셋 사람의 땅을 지나는 길이 가까울지라도 이스라엘 백성이 그 길을 가다 전쟁을 보면 마음을 돌려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할까 염려하시어 홍해의 광야 길로 그들을 돌려 인도하신 것이다.

애굽 땅에 행하신 10가지 재앙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스라엘의 구원자 여호와 하나님은 전지전능하고 무소부재하신 분이다. 그러므로 블레셋과의 전쟁을 충분히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분이시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인도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자기 백성에게 여호와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나타내시기 위함이었다. 모세의 인도 아래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은 수르 광야로 들어가서 사흘 길을 행하였으나 물을 얻지 못하고 마라에 이른다. 그러나 그곳 물은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마라의 쓴 물을 달게 변화시켜 주셨다.

"모세가 홍해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매 그들이 나와서 수르 광야로 들어가서 거기서 사흘길을 걸었으나 물을 얻지 못하고 마라에 이르렀더니 그곳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하겠으므로 그 이름을 마라라 하였더라 백성이 모세에게 원망하여 이르되 우리가 무엇을 마실까 하매 모세가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시니 그가 물에 던지니 물이 달게 되었더라 거기서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법도와 율례를 정하시고 그들을 시험하실새."(출 15:22~25)

이스라엘 백성들이 마라의 쓴 물을 만났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도 교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쓴 물을 만난다. 부부간의 쓴 물, 자녀의 쓴 물, 물질의 쓴 물, 실패의 쓴 물 등 저마다 이런저런 쓴 물로 힘겨워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쓴 물을 달게 해 주실 수 있는 분이다. 그 어떤 쓴 물도 달게 할 수 있는 축복 공식 또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기도로 말미암아 이뤄진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 한 하나님께서는 어떤 일도 행하시지 않는다. 그리고 하나님은 여호와 곧 언약 안에서 일하시는 분이며 그 언약은 성경 66권,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기도로 구했다면 그 쓴 물을 달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끝까지 인내하며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지시하신 말씀이 혹 내 생각과 다르거나 순종하기에 어려운 말씀이라 할지라도 한두 번 순종하고 낙심해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내일이 응답의 순간이라 생각하고 오늘 포기해 응답을 놓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도록 끝까지 순종해야 한다.

이경은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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