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x 만화] 호카게가 되면 성공한 인생인가? :: 나루토로 살펴본 인생과 성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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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2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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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 & 러셀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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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호카게가 되는 거야! 마을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해도 한결같이 자신의 꿈은 호카게라고 말하던 나루토. 십몇 년을 노력한 결과 나루토는 고생 끝에 호카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나루토는 행복할까요? 나루토의 이런 인생을 두고 성공한 인생이다, 역시 노력했더니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노력한 것은 맞죠. 사고뭉치로 무시당하던 나루토가 마을의 영웅이 되기까지 남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피땀 흘려가며 노력했으니깐요.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 결과 지금의 나루토는 그토록 바라던 행복과 성공을 손에 넣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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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까짓것 만화하나 보는데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저도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진지한 마음입니다. 나루토를 정말 좋아하는 팬으로써,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너무나 좋아하는 저로서 나루토의 이야기를 한 번 다른 책과 함께 크로스 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라는 취지로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나루토는 호카게가 되었으니 성공한 인생인가?]라는 주제로 이번에 포스팅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 주제를 얘기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소주제들에 관해서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성공이란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어떤 잣대로 성공과 행복을 판단할 것이며, 보다 근본적으로 성공과 행복이 추구할 만한 대상인지에 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얘기의 기본 생각들은 줄리언 바지니의 <러셀 교수님 인생의 의미가 도대체 뭔가요?>를 참고하여 작성을 하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루토 & 러셀 교수님 : 성공과 행복에 관해서

오늘의 유머

먼저 호카게라는 목표가 한 사람의 인생의 목표가 될 만한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겠습니다. 호카게는 닌자 마을인 나뭇잎 마을의 대표입니다. 마을 크기가 생각보다 크지 않으니 우리나라 행정구역 개념을 이용하자면 이장쯤 되겠네요. 한마을을 이끄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멋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나루토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오죠. '호카게가 되어서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인정받는 사람이 호카게가 되는 것이다.' 리더가 되는 올바른 방식을 만화에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루토도 이런 방식으로 호카게가 되었죠. 전쟁 영웅으로써, 세계의 멸망을 막아냈으니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것은 그야말로 당연합니다.

그에 반해 나루토의 친구 사스케는 닌자 세계를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겠다는 목표로 호카게를 꿈꿨었죠. 하지만 이는 자신이 추구하는 선만 옳다는 독선적인 태도인 동시에, 행복을 과정의 개념으로 본 것이 아닌 어느 한 시점의 개념으로 본 편협한 사고입니다. <러셀 교수님 인생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가요?>를 보면 인생에 있어서 선善은 충만한 삶입니다. 그리고 충만한 삶을 살 권리는 나뿐만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죠. 또 충만한 삶에 대한 기준은 모두 다릅니다. 이 때문에 내가 사는 방식대로 살지 않은 저 사람은 바보야, 불행할 거야 이런 생각은 오만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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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신의 영향력 하에 닌자 세계가 통합되면 세계가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행복은 시점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며, 그렇게 어떤 것을 달성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고는 결코 행복을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나는 행복할 거야. 맞습니다, 시험에 합격하면 행복하죠. 하지만 잠깐 행복하죠. 그 행복이 계속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해서 달성하지 않는 한, 내 행복은 지속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 하에서 행복은 절대 나와 같은 시간 축을 걷지 못합니다. 항상 나보다 미래 시점에 존재하게 되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나는 행복하려고 열심히 사는데 계속 불행해져가는 모순적인 상황을 겪게 됩니다. 만약 사스케가 호카게가 되었더라면 영원히 손에 잡히지 않는 행복을 좇느라 불행하게 인생을 보내고 말았을 겁니다.

나루토도 이에 관해서는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나루토는 호카게가 될 것이라는 어떤 과제, 시점의 측면에서 행복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루토는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서 뭘 좀 아는 녀석입니다. 친구와의 우정을 위해서 자신의 팔을 희생할 정도였으니깐요.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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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가족에 관한 부분입니다. 나루토는 호카게라는 일적인 부분의 성취는 이뤄냈지만 가족에 있어서는 문제가 많습니다. 호카게 일이 바빠 딸의 생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심지어 자신의 분신을 생일 파티에 참석시키죠. 이 일로 인해서 나루토의 자식들은 굉장히 실망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가 호카게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하죠.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나루토는 열심히 산 것 밖에 없는데.

문제는 나루토가 호카게라는 어느 한 시점의 목표에 한정돼있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한 평생 가족과 함께 산 적이 없는 나루토이기에 이런 부분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죠. 일부로 안 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랑할지를 몰라서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우리가 감안하고 생각을 해야겠죠. 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친구들에게 보여줬던 엄청난 우정을 가족들에게 조금만 덜어줬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러셀 교수님 인생의 의미가 도대체 뭔가요?>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하는 얘기이지만 행복은 어느 한 시점이 아닙니다. 행복은 그것에 도달해나가는 과정을 추구했을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직접적으로 행복만을 추구했을 때는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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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게라는 직책도 행복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호카게라는 직책을 추구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호카게라는 직책 자체만 추구해서는 그릇된 결과를 가져옵니다. 마치 단조처럼요. 나루토의 경우에는 이렇지는 않았지만, 호카게라는 직책에만 생각이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가치들을 챙기지 못하고 있죠. 이미 호카게가 되었으니 더 이상의 목표는 없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물론 아니겠죠. 하지만 호카게가 되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니, 가족과의 행복이라는 보다 큰 목표를 잡고 그것을 어떻게 추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면 보다 나루토가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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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호카게가 되었다고 반드시 성공한 인생이다, 최고로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니깐요. 어느 한 과업을 이뤄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러셀 교수님>에서 카르페 디엠을 두고 대부분의 사람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을 비판할 때 사용했던 근거를 갖고 오자면, 오늘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은 내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절망할 겁니다. 내일은 옵니다. 오늘만 산다라고 말하며 눈앞의 목표에만 치중하는 삶은 인생을 편협하게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 과제로 인생의 목표를 설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상태를 목표로 삼고 살아야만 합니다.

그렇게 보면 초대 호카게 하시라마야말로 행복한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싸우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속을 먼저 내비치며 다가가는 삶을 추구한 하시라마. 그리고 그런 목표를 자신의 인생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후대에도 지속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의지가 실제로 나루토 세대까지 이어졌으니 죽었지만 영원히 산 인생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목표를 추구하지만 그것에 얽매이지 않는 삶. 어쩌면 가장 어려운 삶의 태도이지만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토마토

재미로 시작한 글이 쓰다 보니 산으로 갔다 강으로 갔다 정신이 없어졌네요. 아무래도 나루토 책에 맞춰서 러셀 교수님 내용을 가져오려고 하다 보니 논리가 느슨한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려요! 개인적으로 <러셀 교수님 인생의 의미가 도대체 뭔가요?>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많이 생각해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반성도 많이 했구요, 평소에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의견들을 다시 재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점점 인생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신이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체크해 볼 수 있는 <러셀 교수님 인생의 의미가 도대체 뭔가요?> 시간 나실 때 한 번 읽어보시는 거 권해드리면서 이번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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