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 LG화학 하루만에 공매도 638%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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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27.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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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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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시총 4위로 밀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 여파
공매도 600% 이상 늘어나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LG화학이 26일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 1위 종목으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높은 지주사 할인율과 지분가치 희석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가 나온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고 시총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액은 전일보다 600%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도 LG화학의 주가가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공매도 거래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상 : LG화학, 하루만에 시총 4위로 밀려


26일 LG화학은 NAVER에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줬다. 외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주가가 내려 앉았다. 이날 외인은 1900억9600만원 규모 LG화학 지분을 순매도했다. 외인은 이전 2거래일간 120억9700만원을 순매수했는데 전격적인 매도에 나선 것이다. 기관도 이날 1208억6500만원 규모 순매도를 진행했다. 이전 3거래일 간 275억5700만원을 순매수하다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6.73%(6만원) 하락한 83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총에서 4조2355억원이 증발했다.

27일 오전 10시36분 현재 LG화학의 주가는 4.81% 떨어진 7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의 여파가 이날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NAVER도 2.20% 하락한 35만5000원을 가리키고 있지만 전날 벌어진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이유 : 새롭지는 않지만 다른 전망
LG화학의 여수 CNT 2공장


LG화학 주가가 급전직하 한 이유는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S)가 낸 보고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나온 이 보고서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LG화학을 매도(Underperform)해야 한다고 봤다. 목표 주가는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내렸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하면 LG화학이 찬 밥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제기했다. CS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로 인한 지분 희석, 지주사에 적용되는 30% 수준의 할인율, 화학·배터리의 수익성 악화 등이 이유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우리가 보고 있는 종목 중 선호도가 가장 낮은 종목"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가운데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LG화학)를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새로운 지적은 아니지만 파급력은 크게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분사해 올해 상장할 예정인데, 분할 당시부터 모회사 주가 할인의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이는 모회사(지주사)와 사업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돼 있다면 시장에서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일반적으로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CS는 LG화학의 할인율을 약 30%로 내다봤다.

CS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리콜 소식도 악재로 반영했다. 지난 25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중국 난징 공장의 ESS 배터리 전용 라인에서 생산된 ESS용 배터리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배터리 교체와 추가 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약 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해당 비용은 상반기 중 충당금으로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 연구원은 "LG화학은 2019, 2020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EV) 화재 사례에 이어, 또다른 배터리 화재 사례를 제시할 전망"이라며 "이는 부정적인 놀라움을 자아낸다"고 했다.

전망 : 공매도 600% 이상 증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사진


이 같은 리포트가 나오면서 공매도 거래량과 거래액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단기적으로 볼 때 LG화학의 주가가 내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 따른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5일 1만1363건에서 전날 7만354건으로 폭증했다. 전체 거래량 중 10.03%가 공매도 거래로 집계됐다. 거래액도 전날 대비 638% 이상 폭증했다. 전날 101억원에서 649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은 각자 제시한 목표주가를 유지한 채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최고 목표 주가는 153만원이며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30만원이다.

이날 LG화학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낸 노우호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철저한 이익 체력이 전제된 LG화학의 주가 프리미엄은 정당하다"며 목표주가 120만원을 유지했다. 다만 "올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LG화학에 적용될 전지 사업가치는 46조원(지주사 할인율 50% 적용) 정도"라며 "해당 내용을 반영할 적정주가는 78~80만원으로 변경 가능하다"고 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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