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배려석 뭐하러 만든거야? 쓰레기 같은 정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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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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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열두시가 가까워오는 밤이 였음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환승을 편히 하기 위해 환승쪽 칸으로 옮기다가 자리가 하나 비엇길래 그곳에 앉았다.
그 자리는 임산부배려석 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아줌마가 나에게
말을 거셨다. 아줌마와 나의 대화다.


아줌마 : 학생 거기 앉으면 안되는데?
나 : 왜안되는데요?
아줌마 : 거기 임산부석이잖아.
나 : 임산부석이 아니고 임산부배려석인데요? 그리고 임산부 오면 비켜드리면 되죠.
아줌마 : 에휴 앉지 말라면 앉지 말것이지. 가정교육 하곤... ㅉ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그냥 참았다. 욕이 혀끝까지 나왔는데
정말 꾹 참고 또 참고 그냥 무시했다.

더 따지고 싶었는데 그냥 어르신공경 차원에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으니까 참기로 했다. 난 평소에 내가 틀림없이 분노조절장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진 어느정도 조절이 되는것 같다.

얼마전에는 임산부의 날(10일) 이였고 오늘 이런일도 있고 해서 지하철 임산부석에 대한 내 생각을 써보려 한다.

2012년 2월부터 임산부들을 위해 지하철 1~8호선에 열차 1칸 당 2석 씩 ‘임산부 배려석’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열차 중앙에 위치한 7자리 의자 양쪽의 한 자리씩을 분홍색 시트의 좌석으로 바꾸고, 위쪽에 임산부 배려석임을 안내해주는 스티커를 붙여 임산부 배려석임을 표시했다. 현재까지 1~8호선 내 임산부 배려석은 총 7140석으로, 열차 한 칸에 평균 2개의 임산부 배려석이 마련돼 있다.
이 배려석을 놓고 “배려석 만들면 양보문화 생긴다” 라는 의견과 “배려 강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 라는 의견이 대립한다.

우선 내 입장을 말하고 시작하자면 난 임산부배려석을 따로 만든 이 정책에 반대한다.

우선 이미 노약자배려석이 칸마다 마련되어 있다. 노약자는 노인과 약자가 포함된다. 임산부 스스로 본인이 약자라고 생각되면 노약자배려석에 앉으면 된다. 아직 본인이 서서가도 괜찮다고 생각되면 서서가면 된다. 왜 그 자리도 있는데 구지 일반석에 임산부석을 만들어서 논란거리를 만드는지 모르겠다.

임신은 했고 몸은 힘든데 냄새나는 노인들이랑은 앉기 싫어서 따로 만든건가? 아니면 노약자석은 매번 노인들로 가득차있어서 그런건가?
후자라면 노약자석에 앉을 필요도 없는데 앉아 있는 노인들, 노인이면서 노약자석에 앉아가기는 싫으니까 노약자석 비워놓고 일반석에 앉는 어르신들부터 해결을 해야지 괜히 일반좌석에 임산부석을 따로 만들어서 논란을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다.

두번째는 배려는 의무가 아니다.

우리는 똑같은 돈을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돈내고 서서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든지 자리만 있다면 앉아서 가고 싶을 것이다. 사람은 많고 임산부도 없는데 임산부석을 비워놓는것이 효율적인 방법인가? 특정 집단에 대한 배려를 제도적으로 강요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난 그 아줌마 때문에 오히려 집에 오는 길 내내 왜 임산부가 약자야? 임신 한지 얼마 안된 사람은 일반 사람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왜 내가 그들을 배려야해야 하는건데? 쇼핑하고 집에가는 임산부가 힘들까?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밖에서 서서 일하다가 집에 가는 내가 힘들까? 이렇게 그 아줌마를 넘어 임산부에게 까지 화가 나려고 했다. 배려는 의무가 아니다 강제적인 정책이 아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을 통해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특정 계층을 타겟으로 삼아서 만드는 복지 정책은 자칫하면 해당 계층에 대한 반발감을 살 수도 있다”“의무도 아닌데 배려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비판 받는다면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약자에 대한 안좋은 감정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하는데 딱 이꼴인것 같다.

난 평소에 임산부 뿐만 아니라 애기들을 안고 있는 아주머니, 심지어 애기들에게도 자리를 양보한다. 내가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배려석에 앉았더라도 배려가 필요한 사람이 오면 일어나면 된다는 생각이다.

배려석 찬성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럼 배려석이 아닌 일반석에 앉아있는데 임산부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오면 양보를 안할껀가? 배려석이 아니니까 의무로 비켜줄 필요가 없어서? 그 마음이니까 임산부석을 찬성 하는거 아니야? 비배려에 대한 자기합리화인가? 후 답답하다.

지하철의 모든 좌석은 배려석이 되야한다. 구지 좌석을 핑크색으로 눈에 띄게 만들지 않아도 모든 좌석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임신한 여성분들을 위해, 쉽게 다칠수 있는 아기들을 위해 양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약자들을 위한 배려를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정해놓고 배려를 의무화 한다면 오히려 마찰과 문제들만 더 많이 발생할 뿐이다.

어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왜 임산부가 약자지? 뱃속에 있는 생명이 위험해서? 지하철에서서 서서가는게 얼마나 힘들다고 ㅋㅋ 서서가면 힘들어서 애가 죽어? 서서갔다는 이유로 뱃속에 애기들이 많이 죽을까 나라지키는 군인들이 많이 죽을까? 임산부가 더 인생이 힘들까 군인들이 더 힘들까? 내 생각엔 군인인데 그럼 군인도 약자 아니야? 그럼 군인배려석도 만들어야 되겠네 시발 군대가면 맨날 서있는데 지하철에서 만큼은 앉아갈 수 있게 해야지. 군인 아니면 못 앉게하고. 맞아 아니야. 이런식으로 하다보면 인생은 점점 딱딱해지고 살기 불편해지기만 할 뿐이다.

세번째. 자기 권리는 자기가 찾는 것

임산부석은 임산부석이라기 보다도 여성의석이 된것 같다. 자리가 핑크핑크해서 그런지 남자들은 앉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있고 여자들은 아줌마들은 눈치도 안보고 앉아있다. 난 물론 남 눈치 따윈 보지 앉고 늘 개같이 썅 마이웨이기 때문에 임산부 없으면 그냥 앉는다.
아줌마들한테? 절대 양보 안하지. 왜해?

임산부들은 양보받고 싶으면 본인이 임산부라는 사실을 알리면 된다.

말하기 임신초기인데 애매해서? 임산부라고 유난 떠는거 같아서? 말도 안되는 나이먹은 아줌마들이 임산부라고 구라치고 앉으려고 하는 거면 발로 걷어차주겠지만 정말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임산부라고 말하면 배가 나왔던 나오지 않았던 배려석이 아니여도 다 비켜준다.

본인이 힘들고 배려를 받고 싶다면 배려해 달라고 말하면 된다. 배려받기 위한 노력은 하나도 안하면서 난 배려를 받아본적이 없다 라고 설문조사나 쳐하고 앉아있으니까 배려 받아본적 없는 사람이 50%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려받고 싶으면 배려해달라고 말해라. 아직 대한민국은 그런사람을 모른척 할 정도로 차갑지 않다.

난 예전에 퇴근길에 사람 미어터지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너무 현기증이 나서 도무지 서서 앉아갈 수가 없어서 앞에 앉아있던 여학생한테 "정말 죄송한데, 제가 지금 속이 너무 안 좋고 어지러워서 그런데 앉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본적이 있었다.

나도 정말 왠만하면 서서가고 나보다 어린 여자한테 자리를 양보받고 싶지 않았고 양보해달라고 말하기 쪽팔리고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내 앞의 그 여학생을 포함 내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망설여졌지만 내가 지금 당장 배려가 필요해서 말을 했고
그 여성분은 질문을 듣자 마자 너무나 흔쾌히 자리를 비켜주셨다.

나도 앉고 나서 고마워서 가지고 있던 초콜렛을 드렸다. 그리고 몇정거장 가서 속이 괜찮아져서 자리를 다시 바꿔드리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계속 앉아서 가시라고 하더라.

다시 한번 그때 너무 감사했습니다.(꾸벅)

양보를 하기 싫어서 안한다기 보다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 누구다 다 도와주려고 할 것이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양보가 고맙지 아니꼬운데 억지로 비켜주는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그자리가 핑크색 자리라서 강제의무로 비켜주는 게 아닌 정말 임산부가 걱정되서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 되야한다. 똑같이 양보를 해도 임산부는 핑크색 자리 때문에 양보해주는건가 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핑크색 자리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사라져야한다.

결론
저출산 시대에 임산부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필수 사항이 됐다. 이에 임산부에 대한 배려를 강제하는 식의 정책이 과연 진정한 배려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이 임산부 배려석의 제도는 한계가 많다. 또한 임산부 말고도 사회에는 배려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국가는, 그리고 지하철 회사는 눈에 보이는 임산부배려석 몇석을 만들어 규제와 마찰을 만드는 캠페인이 아닌 모든 좌석을 배려석으로 만들 수 있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스스로 개선시킬 캠페인을 진행하여야 한다.

모든 좌석은 배려석이다.
차라리 이 슬로건으로 캠페인 하는게 어때? 내가 그냥 가져다 써도 뭐라하지 않을께. 이거 써

임산부를 포함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은 스스로 배려를 해달라고 말을 해야한다. 사람들은 주변사람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그래서 몰라서 도와주지 않는 것이다.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면 그 손을 거절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배려해 달라고도 안하고 남들이 날 배려하지 않는다고 외치는 것은 굉장히 멍청한 짓이다. 임산부들이 자신이 임산부라고 자리좀 양보해 달라고 말했다면 100%까지는 안되더라고 99% 배려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권리는 자기가 찾자.

임산부배려석 같은 가식적이고 의무적인 배려와 논란만 만들어 내는 무용지물의 쓸모없는 정책은 사라져야한다.

P.S ) 지하철에서 만난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본인 맘에 안드셔도 혀차시면서 가정교육 운운하셔서 평소에 욕도 잘 안하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저도 기분이 나빠서 욕이 나올뻔 했답니다. 그래도 가정교육 나름 잘 받아서 어른공경은 할 줄 아는 학생 만나서 운 좋으셨던 줄 아세요... 요즘 친구들 정말 무서워요. 나이 많다고 함부로 입 놀리다가 크게 욕보십니다. 그리고 저같은 자식 말고 임산부석에는 절대로 앉지 않는 가정교육 잘 받은 자식을 꼭 길러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Iwannafly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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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