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말도 사라진다…中, 간체자·푸퉁화 교육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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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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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공통의 언어와 문자 적극 홍보”
보안법 시행 이후 ‘교육 통제’ 가속화
홍콩 식품환경위생부 소속 공무원들이 지난 1일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기념관을 찾아와 직원(왼쪽)을 추궁하는 모습. 기념관을 운영하는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2일 홍콩 당국이 무면허 운영을 문제 삼아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중국어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 보급에 나섰다. 홍콩 사람들이 쓰는 한자 표기법인 번체자와 광둥화(廣東話)를 모두 중국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전날 ‘중국언어문자사업발전보고서’를 통해 홍콩이 간체자와 푸퉁화의 법적 지위를 명확하게 하고 시험에도 푸퉁화를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에서 국가 공통의 언어와 문자를 적극 홍보하고 언어와 국가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설명했다. 웨강아오 대만구(Greater Bay Area)는 중국 광둥성의 주요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하나로 묶어 거대 경제권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중국은 이 곳을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첨단기술 산업 중심지로 키우려고 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궈시 광저우대 교수는 “푸퉁화를 평가 시스템에 통합해 학습 동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에선 교과서를 비롯해 TV 뉴스, 상점 간판 등에 대부분 번체자가 쓰인다. 초·중·고 학교 수업에선 광둥화와 함께 푸퉁화 말하기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홍콩 학생들 사이에선 광둥화와 영어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데 푸퉁화 시험까지 치러야 하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실제로 푸퉁화 수업을 이수하거나 시험을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한 홍콩 침례대학에선 지난 2018년 불합격률이 70%에 달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이 현재 쓰고 있는 간체자는 문자개혁위원회가 1964년 공포한 인쇄 통용 한자 자형표에 의거한 것이다. 복잡한 한자 점획을 간략화해 한자를 알아도 간체자를 따로 배우지 않으면 읽기가 어렵다. 홍콩과 대만은 본래의 복잡한 한자인 번체자를 쓰고 있다.

홍콩에선 지난해 6월 말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교육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홍콩 교육부는 지난 2월 6세 아동부터 보안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지도요령을 내놨다. 이어 최근에는 국가 안보와 영토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역사교육 지침을 학교에 내려보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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