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K바이오] 빅데이터 표준화로 의료진 마음 잡은 조인산 에비드넷 대표 "건강의 구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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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16. 오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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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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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두용]
조인산 에비드넷 대표가 지난 8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제휴를 맺고 있는 병원·기관들의 데이터를 가리키며 자사의 빅데이터·인공지능 융합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시종 기자

의료분야에서 국민의 건강정보를 한곳에 모아 스스로가 원하는 대상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환자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 정부는 환자에게 건강정보의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을 구축해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중추적인 임무를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에비드넷의 조인산 대표이사를 지난 8일 경기 분당의 본사에서 만났다.

공공 데이터 구축 풍부한 경험, ‘마이 헬스웨이’ 징검다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와 중앙대 의과대를 졸업한 조인산 대표는 남다른 이력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빅데이터·인공지능(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 대표는 성균관대 의료데이터 석박사 학위를 받는 등 전문성을 두루 사업에 접목해나가고 있다.

조 대표는 “미국과 한국 제약사에서 근무하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의사로서 신사업팀, 정보전략실, 연구개발(R&D), 투자담당 등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경험을 해왔다. 이런 전공들을 융합해서 바이오벤처를 시작했다”며 “정밀의료 분야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고도화되고 있는데, 한국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경쟁력 있는 의료 AI 기업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월 정부가 공개한 의료분야 마이데이터가 첫발을 떼면서 에비드넷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환자 중심의 ‘마이 헬스웨이’ 파일럿 시스템 가동 후 문제점을 보완해 2022년까지 전체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모든 병원이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야 마이 헬스웨이가 가능할 것이다. 각각의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전제돼야 한다”며 “에비드넷은 분산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표준화 데이터 작업을 했던 경험이 풍부하다. 마이 헬스웨이 구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 헬스웨이의 핵심은 표준화 작업과 안전한 데이터 송수신이다. 민감한 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한곳에 모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에비드넷은 분산 데이터 플랫폼 방식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립중앙의료원 등 국가 공공 데이터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조 대표는 “병원과 기관마다 규격이 다르다. 데이터 표준화 처리 작업을 위해 에비드넷의 기술자가 직접 병원이나 기관으로 가서 2~3개월 동안 머물며 서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분산 데이터망 시스템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다기관 의료데이터 통합 분석 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의 적극행정 승인을 받았다. 또 보건복지부의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R&D 사업 등 다수의 국책과제를 수행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수십억 건 의료 데이터 학습, 의료진 마음 사로잡아

에비드넷은 표준화, 비식별화된 통계 값을 추출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통계 값이 익명 정보로 제공되기 때문에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과 생명윤리법 저촉되지 않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에비드넷의 의료 빅데이터 활용으로 신약 개발·의료 연구를 비롯해 헬스케어 산업 발전 등이 기대되고 있다.

2016년 등장한 AI 알파고는 16만개의 기보 학습을 통해 탄생했다. 이와 비교하면 에비드넷은 놀라울 정도로 진화했다. 조인산 대표는 “알파고와 비교하자면 에비드넷의 AI는 수십억 건의 기보 학습을 통해 데이터망을 구축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의 결합으로 사람이 하지 못했던 일이 가능하게 됐다. 에비드넷은 방대한 의료정보를 누구나 쓰기 쉽고 보기 쉽게 데이터화했다”고 설명했다.

에비드넷 본사에서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 제휴 병원·기관과 환자 데이터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니터에는 기관별 환자 수, 방문기록, 약물 처방 데이터 건수 등이 표시돼 신뢰감을 더했다. 조 대표는 “환자 5700명만이 넘고 방문기록과 약물 처방 등의 데이터가 더해지면서 수십억 건의 빅데이터가 구축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에비드넷의 데이터가 의료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조 대표는 “대학교수님들은 대부분 새로운 연구에 목말라 한다. 특히 데이터 혁신에 관심이 많다”며 “에비드넷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음껏 연구하시라고 플랫폼을 의사들에게 오픈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이미 7000여 건의 연구가 시행되고 있다. 플랫폼 데이터를 논문에 활용할 수도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병원별로 환자 구성, 성별, 나이, 특정 환자별 약 종류 등 데이터를 한눈에 보기 좋게 모았기 때문에 데이터 연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정보들을 한곳에 모아 표준화 데이터로 객관화했기에 까다로운 의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120점, ‘건강관리의 구글’ 목표

최근 건강 데이터의 활용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에비드넷은 보험회사, 헬스케어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조인산 대표는 “생명보험 회사는 궁극적으로 고객들의 건강관리를 해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건강 데이터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에비드넷 데이터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민감한 건강 정보를 더욱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에비드넷은 동형암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크립토 랩과 협력을 맺기도 했다. 조 대표는 “동형암호 기술은 데이터가 암호화된 상황에서도 통계와 연산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에비드넷은 2017년 설립 후 국내 40여 개 대형 종합병원과의 제휴로 5000만명 이상의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의료 빅데이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 대표는 “창립 후 지금까지의 성과를 생각한다면 120점을 주고 싶다. 임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에비드넷은 지난 3월 비대면 시대에 발맞춘 진료 솔루션 ‘메디팡팡’을 출시했다. 화상 진료와 채팅으로 안전하고 세심한 진로를 지원하고 있다. 조 대표는 “외래의 약 봉투나 처방전 대신 동네 의원 등 과거 진료기록과 데이터를 모두 담은 모바일만 보여주면 되는 솔루션을 구현했다. 현재 10개의 대형병원 의사들이 대면, 비대면 일정을 조정하면서 참여하고 있다”며 “모바일로 진료비 결제와 수납, 처방전 전달까지 가능해 비대면 진료 종료 후에도 진료에 도움이 될 수 기능을 계속 추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에비드넷은 독보적인 의료 빅데이터와 AI 융합 서비스로 '건강의 구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인산 대표는 “수많은 진료 빅데이터들이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신약개발과 헬스케어 사업 등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에비드넷 검색으로 환자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분당=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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