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남북 올림픽 구상은 그림의 떡… 文대통령, 라라랜드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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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21. 오전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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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분석 인용해 비판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18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에 대해 "그림의 떡(pie in the sky)"이라고 보도했다. 남북 관계, 북한 인권 문제, 외국 관광객·기자들의 안전 문제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 신문은 "이런 중대 규모의 행사를 함께 준비할 만큼 남북한이 몇 년간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고, 세계 언론과 수백만 관중이 자유롭게 경기에 참가해서 즐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순전히 '그림의 떡'이라고 많은 분석가가 말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의 대북(對北) 구상에 대해 "공상가적(visionary)이란 것부터 어리석다(foolish)는 것까지 나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과 대화하는 것을 거부하고 경멸과 모욕으로 찬 관영 언론을 통해서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북한 여자축구팀이 올해 2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 불참하고,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남북전이 무관중·무중계로 치러진 것을 그 예로 들었다.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국의 필 로버트슨 부국장은 기사에서 "대북 인식에서 문 대통령은 라라랜드 같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며 "올림픽 공동 개최 제안은 현재 정치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햇볕정책식 낙관주의 위에 구축된 거대 규모 프로젝트"라고 평했다.

이 신문은 북한 인권과 안전 문제도 거론했다.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가 건설 현장의 이주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북한의 올림픽 경기장이 강제노동으로 건설된다면 어떻겠냐"며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어째서 평양 방문 중 포스터를 떼었다는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미국 귀국 직후에 숨졌는지 기억하라"고 한 것이다. 수잰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대표는 이 신문에 "(남북한) 두 나라가 함께 올림픽 유치전에 나서겠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매일 가해지는 가혹행위를 무시하는 것이자, 활기찬 공화국인 한국의 지위를 (북한과) 같은 수준으로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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