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완 막아라"… 기후변화의 역습, 금융 건전성 위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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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못할 땐 은행·보험 안정성 악화
정부 녹색금융 TF 구성 "선제적 관리"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그린 스완(Green Swan)' 충격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되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전 세계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도가 높아지면서 그린 스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의 '그린 스완이 보험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자연재해 발생건수는 820건으로 1980년 249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큰 변동성을 보이지만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 문혜정 연구원은 "그린 스완 리스크는 블랙 스완 리스크와는 달리 미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만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우려 대책마련 분주

금융권에도 그린 스완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 간 협력체인 BIS가 올해 초 그린 스완을 화두로 던진 바 있다. BIS는 기후변화 등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금융위기를 그린 스완으로 규정했고, 지난해 5월에는 코로나19를 인류가 맞닥뜨린 대표적인 그린 스완 사례로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탄소배출 감축정책 도입 등에 따른 금융권의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개발한 '기후 스트레스테스트 모형'의 결과에 따르면 금융권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2028년 국내 은행들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최저 4.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선제적 대응이 이뤄진다면 11.7%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도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녹색금융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가 예기치 않은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하지 않도록 기후변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보험사 금융안정성 영향 커

특히 기후변화는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 배상책임 리스크(Liability Risk) 등의 측면에서 보험사 금융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의 빈도와 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지급보험금 규모가 증가하고, 보험회사가 보유한 자산(부동산 등)이 손상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환경 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한 금융리스크 사례를 보면 미세먼지의 경우 호흡기질환 발병률을 높여 질병보험금 지급규모를 확대하고, 손해율을 높여 보험부문 건전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집중호우 및 산사태는 자동차 침수피해를 불러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여 보험부문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 제3자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보험사에 비용을 전가해 배상책임 리스크도 발생한다. 향후 보험사에 대한 탄소감축 요구와 기후변화 관련 재무공시 의무가 강화될 경우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응방안으로는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지급보험금과 보험회사 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후변화 리스크를 고려해 자산 매입 전략을 세우고 재무건전성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보험 및 투자 포트폴리오 탄력성 테스트를 실시해 기후변화에 대한 노출 리스크를 파악하고, 주요 사업전략에 배치되지 않도록 기후변화의 영향을 고려한 언더라이팅, 자산투자 전략 재정립도 필요하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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